1차 투표 2위 결선투표서 역전승
원칙주의자로 미스터 클린 별명
18일 열린 일본 제1야당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역사관을 비판해온 친한파 의원 오카다 가쓰야(61ㆍ岡田克也) 전 외무장관이 선출됐다.
오카다 대표는 이날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임시 당대회에서 실시된 대표 선거에서 40대 기수를 자처한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전 간사장과 나가쓰마 아키라(長妻昭) 전 후생노동장관을 누르고 새 대표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전 대표가 지난 해 12월14일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 사임한 데 따른 것이다.
오카다 대표는 당원, 서포터, 지방의원들이 실시하는 1차 투표에서 294점을 획득, 298점을 얻은 호소노 후보에 이어 2위에 그쳤으나, 국회의원과 공인 내정자가 실시하는 결선투표에서 133점을 획득, 120점을 얻은 호소노 후보를 따돌렸다. 오카다 대표는 당선 직후 “민주당이 목표로 해야 하는 정권교체는 쉽지는 않다”면서도 “한 명 한 명 전원의 힘이 필요하며, 높은 목표를 향해 나와 함께 험난한 길을 극복해나가자”고 소감을 밝혔다.
오카다 대표는 앞서 선거 유세 과정에서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은 잘못됐다”며 “총리가 이상한 담화를 내면 일본의 행보는 엉망이 된다”고 말하는 등 아베 총리의 역사 역주행을 우려했다. 당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아베 정권에 맞설 정책 과제를 질문 받자 경제정책과 아베 담화, 안전보장 법제(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법률정비) 순으로 열거했다. 민주당 차원에서 마련한 ‘안전보장기본법’ 초안에 대해서는 “집단 자위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내 논의를 거쳐 수정할 뜻을 내보였다.
오카다 대표는 도쿄대 출신으로 통상산업성에서 중소기업과 석유 문제를 담당한 관료 출신이다. 1990년 자유민주당 오자와 이치로가 이끄는 자유민주당 후보로 중의원에 당선됐다. 1993년 오자와와 함께 민주당 결성에 참가했고, 2009년 발족한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 당시 외무장관을 지냈다. 중의원 9선인 오카다 대표는 일본의 대형 유통업체 이온그룹 창업자의 차남으로, ‘미스터 클린’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한일의원연맹소속으로 재일한국인을 필두로 하는 영주 외국인 주민의 법적 지위 향상을 추진하는 의원연맹 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오카다에게는 2012년 중의원과 2013년 참의원, 작년 중의원 선거에서 잇따라 자민당에 참패한 당을 재건해야 할 임무가 부여됐다. 오는 4월 지방선거가 오카다가 이끄는 민주당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