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조소프라노 남정희씨
메조소프라노 남정희(38)씨의 독창회는 과연 남다르다. 유학하고 돌아와 한참 뒤에야 리사이틀을 하면서도 그 공연에 ‘귀국’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것부터가 특이하다. 듀엣을 할 때 여성인 자신이 저음부를, 남편이 고음부를 맡기로 한 것도 남다르다. 그는 20일 오후 8시 세라믹팔레스홀에서 ‘메조소프라노 남정희 귀국 독창회’를 여는데 고도의 수련을 겪어낸 카운터테너 남편 조요한(37)씨가 특별 조연으로 함께 한다.
“아이에 관한 노래 이야기를 모았어요. 평소 좋아한 곡들로요. 언젠가 무대에 올리려 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온 것이지요.”
약방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아리아 대신, 부모의 마음을 노래한 서양 작곡가들의 음악을 바로크에서 현대까지 모아 이번 공연에서 들려준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 등을 졸업하고 귀국해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2년 만에 갖는 독주회다. 이제 막 두 돌 지난 딸을 재우고 매일 연습한 결과를 판정 받는 것이다.
헨델의 오라토리오와 슈만의 가곡을 거쳐 말러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등 그가 부를 노래가, 어처구니없는 참사마저 너무 쉽게 망각하는 한국 사회를 직수굿하게 위로할 것 같다. 특히 드보르자크가 메조소프라노를 위해 지은 ‘모라비아의 소리’ 중 연작 5곡은 두 돌 지난 딸 아이에게 주는 곡 같아서 더욱 애착이 간다. 드보르자크의 작품은 유학 시절 힘들게 공부할 때 만난 남편과 함께 부르는 곡이어서 새삼 각별하다.
재능은 있으나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 후학들을 돕고 싶다는 그는 “중요한 것은 긴장감과 도전 속에서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의 피아노는 이성하가 맡는다. (02)581-5404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