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ㆍ동해수산연ㆍ강릉원주대
수정란 확보... 치어 대량 방류사업
명태 전용 시험연구 수조도 제작
동해안 어민들이 낚은 명태는 언제쯤 식탁에 오를 수 있을까.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강원도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는 명태수정란을 확보해 종묘생산기술을 적용, 치어를 대량 방류하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해양수산부와 동해수산연구소, 강릉원주대가 함께 추진한다. 어민이 어획한 명태를 직접 사들여 성숙한 암ㆍ수로부터 생산된 수정란에서 부화한 치어를 3cm 이상의 크기까지 사육관리 후 연안에 방류하는 것이 핵심이다.
명태 어획량은 1980년대 초까지 연간 10만 톤에 달했다. 가곡의 가사로 등장할 정도로 국민들에게 친숙한 생선이었다. 그러나 2000년에 들어 급격히 감소하다 2007년부터 1톤 미만에 그쳤다. 사실상 씨가 말라버린 셈이다. 명태가 사라지면서 강원 동해안의 지역경제도 쇠락기에 접어들었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명태는 러시아나 일본 연안에서 잡힌 것 들이다.
수산 전문가들은 노가리 남획과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이 명태가 실종된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 명태 산란기 2월 강원 동해안 해수면 온도는 1980년대 섭씨 7.77도에서 2000년대 들어 10도까지 급상승했다. 냉수성 어종인 명태가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이 돼 버렸다는 얘기다.
다행히 해수부와 강원도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는 지난해 9만 여 마리의 치어를 부화시키는데 성공한 데 이어, 올해는 명태 전용 시험연구 수조를 제작하는 등 명태부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기관은 내년 500만 마리에 이어 2018년 5,000만 마리, 2020년 5억 마리를 방류할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명태 암컷 한 마리가 매년 산란기에 20만~100만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어미 명태만 확보하면 얼마든지 증식이 가능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또 2018년 이후엔 수정란이나 어린 명태를 민간 사업자에게 보급해 양식도 시도한다. 이런 방류와 양식이 성공하면 2020년 이후에는 동해의 명태를 다시 먹을 수 있다는 게 해수부와 강원도의 기대다. 강원도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 관계자는 “명태 자원회복을 통해 어민 소득증대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꼭 성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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