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자생 테러나 사이버보안 같은 안보 위협에 대해 공동 대응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영국의 연대를 통해 유럽이나 다른 지역에서 나타나는 도전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도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세계를 보는 같은 시각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외로운 늑대’라 불리는 자생적 테러가 발생하는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물리칠 수 있는 일들”이라고 말했고, 캐머런 총리도 “무엇에 대해 함께 맞서야 하고 어떻게 우리가 이길 수 있을지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캐머런 총리는 프랑스에서 테러 행위를 한 자들은 “지독하고 광신주의적인 죽음 숭배자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사건을 계기로 고조된 사이버 안보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두 나라 정상은 공감한다는 입장이었다.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미국 백악관은 영국과 함께 금융기관에 대한 사이버공격 대응 연습을 실시할 계획이고,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향후 확대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 두 나라 정보기관들이 연계해 사이버보안 관련 정보의 공유 강화와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한 공동 조직 ‘사이버 셀’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두 정상은 이란을 상대로 진행 중인 핵협상과 관련해 미국 보수파 의원들이 이란에 추가 경제제재를 가하자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는데 대해 함께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기업들이 정부 정보기관에 통신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문제와 이슬람인에 대한 시각을 놓고 두 사람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캐머런 총리는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우리는 테러범들이 말할 수 있는 피난처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합법적이고 절차에 따라 감독을 받는 (테러 관련 정보) 추적 능력을 가진다면 그 능력을 보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스스로를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무슬림 인구야말로 우리(미국)의 가장 큰 이점”이라고 말했지만, 캐머런 총리는 “슬프게도 이민이 주는 모든 이점을 가진 채 이슬람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유해한 언변에 유혹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며 시각 차를 드러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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