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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에는 펜…아랍권도 만평으로 서구에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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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에는 펜…아랍권도 만평으로 서구에 응수

입력
2015.01.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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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아랍권 뉴스 웹사이트인 '아라비21'이 반이슬람 정서가 확대하고 있는 서방을 풍자하는 만평을 게재했다. 아라비21 홈페이지
인기 아랍권 뉴스 웹사이트인 '아라비21'이 반이슬람 정서가 확대하고 있는 서방을 풍자하는 만평을 게재했다. 아라비21 홈페이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최신호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만평으로 묘사한 것에 대해 아랍권 만평가들이 비판적 만평으로 응수하고 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 아닌 ‘펜에는 펜’식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아랍권 인기 뉴스 웹사이트인 ‘아라비21’에는 유럽인처럼 보이는 남자 두 명이 등장하는 만평이 올라와 있다. ‘반 이슬람’이라는 문구 밑의 남자는 혀가 독사처럼 움직이며 이슬람을 향해 마음껏 독설을 쏟아내는 것처럼 그려져 있다. 반면 ‘반 유대주의’문구 아래 남자의 입에는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상징인 ‘다윗의 별’이 그려진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이슬람에 대해서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신랄한 비판을 하면서도 유대인에 대해서는 말조심하는 서구 언론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요르단의 인기 만평가 에마드 하쟈즈는 샤를리 에브도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도 팔레스타인 난민의 힘겨운 삶은 외면하는 서구 중심 지구촌 여론의 위선을 다뤘다. 연미복을 입고 테러 희생자에 연대감을 표하고 있는 지구 모양 얼굴의 신사에게 허리가 꺾인 팔레스타인 노파가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나 신사는 돌아보지도 않는 모습을 그렸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이후 프랑스 안팎에서 유행어가 된 ‘나는 샤를리다’를 패러디한 만평도 등장했다. 알제리의 알 쇼로크는 ‘나는 샤를리다’라는 판을 들고 있는 남자 옆에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시리아 등의 푯말을 뭉개는 탱크를 그리고선 ‘우리 모두는 무함마드다’라는 문구를 담았다. 카타르의 알 아랍은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며 나는 샤를리도 아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만평을 게재했다. 샤를리 에브도의 풍자는 언론의 정도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아랍권 지도자들의 위선적인 행태를 꼬집는 만평도 나오고 있다. 알자지라는 파리 반테러 행진에 동참한 아랍권 지도자들의 모습을 비꼬는 만평을 게재했다. 파리 테러 사건에 애도를 표하며 눈물을 떨어트리는 아랍 지도자의 모습과 함께 감옥에 갇혀 취재하고 보도하는 언론인을 같이 묘사했다. 자국의 언론을 탄압하면서도 프랑스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보인 모로코와 알제리, 튀니지, 터키 지도자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비꼰 것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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