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전략회의 참석
"변화 주도하려면 실행 속도 높이고 최고경영진이 직접 챙겨라" 주문
“변화를 주도하려면 실행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 최고경영진이 실행을 직접 챙겨라.”
LG 브랜드 탄생 20주년을 맞아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14, 15일 이틀 간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구본무 회장은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등에게 속도를 강조했다.
1995년 럭키금성에서 기업이미지(CI)를 바꾸면서 같은 해 2월 회장에 취임한 구본무 회장은 LG가 시가총액 15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 만족하지 말고 ‘LG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임을 명심하라는 독려의 메시지였다.
16일 LG그룹에 따르면 CEO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앞으로 소재산업이 웨어러블(착용형)과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 제조기술 등 차세대 주력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소재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어 친환경차, 스마트카의 핵심인 전기ㆍ전자ㆍ정보기술(IT) 부품 부문을 강화해 나가는 것에도 의견을 모았다. 구 회장은 CEO들에게 “논의한 것들이 구호로 그치지 않고 반드시 실행으로 이어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고경영진이 직접 챙겨라”고 지시했다.
올해 전략회의는 브랜드 탄생과 구 회장 취임 20주년이라 LG의 지난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시간도 함께 가졌다. 20년 전 럭키금성이라는 오랜 이름을 버리고 새 출발한 LG는 당시 30조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150조원대로 성장했다. 20년 만에 5배가 성장한 것인데, 그 기간 GS, LS, LIG, LF 등이 계열 분리했음을 감안하면 그 성장세는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성장세는 역시 수출이 주도했다. 20년 동안 해외매출이 10조원에서 100조원으로 10배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7조원에서 67조원, 해외법인은 90개에서 290여개, 임직원 수는 10만명에서 22만명으로 늘었다.
지난 20년간 LG는 전자ㆍ화학ㆍ통신서비스 3대 핵심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워왔다. 그 결과 현재 울트라고화질(UHD) TV 패널 등은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있고,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 2차전지, IT 기기ㆍ자동차용 고부가 합성수지 등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고비마다 구 회장의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2차전지의 경우 1992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이 영국 출장에서 처음 2차전지를 접하고 미래 수익원으로 점 찍은 후 20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결실을 이뤘다. 통신 부문에서는 당초 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던 LTE 전국망 구축을 9개월 만에 끝냈는데, 이 역시 구 회장의 과감한 투자 결단이 있었다. 구 회장은 1998년 말 정부 주도 빅딜 논의로 반도체 사업 유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LG전자와 LG반도체가 각각 나눠 맡고 있던 디스플레이 부문을 분리해 별도 전문기업을 만들어 현재 LG디스플레이의 길을 개척했다.
양적 성장뿐 아니라 LG는 2003년 대기업 최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 선진적 지배구조를 선도적으로 구축했다. 또 2005년에는 ‘LG Way’를 선포하면서 임원들은 경조사에 부조금을 일체 받지 않는 등 ‘정도 경영’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구 회장은 “LG는 그 동안 여러 위기를 극복하며 걸음씩 전진해 시장 선도적 위치에 다가설 수 있었다”고 취임 20주년 소감을 밝히며 “LG 브랜드가 혁신의 상징이자 진정한 일등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