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미국은 개방적이라 생각하나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쌍둥이 형제가 한꺼번에 소수에 해당하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힌다면 어떨 일이 벌어질까.
abc뉴스는 15일 미국의 한 쌍둥이 형제가 아버지에게 자신들이 둘 다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영상이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애런 로즈, 어스틴 로즈 형제가 올린 이 영상은 단 하루 만에 7만 건의 조회수를 올렸다. 8분37초의 이 영상에는 동성애자들의 커밍아웃(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잘 드러나 있다.
애런과 어스틴 형제는 새해를 맞이하여 자신들이 동성애자임을 당당히 밝히기를 원했다. 유투브 시청자들에게 커밍아웃을 하기 전, 그들은 가족 구성원 중 아직 자신들의 성정체성에 대해 모르는 아버지에게 사실을 알리고자 했다.
한참을 주저하던 애런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어스틴과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아버지의 반응은 놀라웠다. 아버지는 한숨을 쉬면서도 “내가 너희 둘을 사랑하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형제가 눈물을 쏟자 아버지는 그들을 평범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아버지는 “(비록 너희가 동성애자일지라도) 나는 너희 아버지란 사실을 없던 일로 할 수 없다”라고도 말해 형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와의 통화를 마친 형제는 “이 비디오를 통해 동성애자이든 양성애자이든 성전환자이든 간에 성 정체성이나 성향의 차이로 누군가에게 거부당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자기 스스로에게 당당해졌으면 좋겠다”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함지현 인턴기자(한양대 국문과 4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