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4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미국의 공습에도 오히려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민주주의 시리아 연맹(CDS)과 미군 자료를 인용, IS가 현재 터키와 접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시리아 북동부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22일 시작된 미국 주도 공습이 한때 IS의 영토 확장을 주춤하게 했으나 최근 들어 성과가 미약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IS는 저항세력을 무력 제압해 영토를 정복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설득해 IS에 합류시키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 이라크 지역에서 IS를 제압하는 데 전략을 집중하면서 시리아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영향력 키우기가 수월해졌다. 일각에서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이 패퇴한 이라크 지역 IS에게도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미국의 한 고위 국방관계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가 IS의 안전한 천국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IS가 조직을 키우고 은신처를 꾸리기에 이라크보다 시리아가 훨씬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밀려난 탈레반이 인접국 파키스탄에서 쉬며 재충전하는 일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이라크 우선’ 전략이 바뀌어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뉴트 깅리츠 전 하원의장도 이날 이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에 대한 대응 전략을 먼저 설계하지 않아 계속 패하고 있다”며 “미국 의회가 청문회를 통해 급진 무슬림의 위험도를 측정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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