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개시 3시간 만에 전국 매진 여의도 증권가 개점 전부터 장사진
머그컵·음료권 등 무작위로 넣어 올해로 9회째 한국·일본서만 판매
뽑는 재미에 대박 행운 인기몰이 "안 팔리는 재고 소진 잔꾀" 비판도
“눈 뜨자마자 럭키백을 사려고 스타벅스 상일점에 도착하니 아침 6시50분. 이미 15명 정도가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박스를 열어보니 3만3,000원짜리 화이트 콜드컵, 무료 음료쿠폰 3장, 1만5,000원짜리 텀블러 2개, 머그컵 3개가 있었다. 이 정도면 ‘중박’이다.”(아이디: 서x하)
“스타벅스 진열대에서 고르라고 했으면 절대 사지 않을 제품들만 나왔다. 흰색, 파란색 제품들로 여름에 출시된 것들인데 악성 재고 중의 하나라고 한다. 작년보다 올해 4,000원이나 올랐는데 정말 실망했다. 내년엔 바이바이.”(아이디: 신x짠)
아침 6시40분 스타벅스 상무역점에 도착했다는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아x)은 “음료권이 7매 들어있다. 1만5,000개 중 500개만 들어있다는 데 ‘대박’ 맞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재고떨이 상술인가 vs 득템(운 좋게 획득했다는 뜻의 인터넷 은어)인가.
스타벅스가 15일부터 전국 670여 매장에서 청양 머그컵, 보온ㆍ보냉기능이 있는 텀블러, 음료권 등 40여가지 종류(10만원 안팎) 중 일부가 무작위로 들어가는 럭키백 1만5,000세트(4만9,000원)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3시간 만에 전국 매장에서 매진됐다. 특히 여의도 증권가에 위치한 10여개 매장에서는 개점시간인 오전 7시 이전부터 럭키백을 사려는 수십여명의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럭키백은 구매 후에야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는데 1인당 1세트만 구입가능 하며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판매된다. 올해로 9회째 진행되는 행사는 악성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잔꾀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었다. 홍정원 스타벅스 소공동점 바리스타는 “오전 6시 30분에 럭키백 판매를 시작해 8시 33분에 준비한 수량 30개가 모두 판매됐다”며 “출근시간인 9시를 전후해 많은 고객들이 매장을 찾았고 전화문의도 빗발쳤다”고 전했다.
구매 후에야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에는 자신이 구매한 럭키백에 어떤 제품들이 들어있는지 대박, 중박, 쪽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교해보는 후기가 잇따라 올라왔다.
이처럼 럭키백이 인기를 끄는 것은 보통 구매한 금액 이상 제품이 들어 있고, 또 선택에 따라 ‘대박’을 기대할 수 있고 내용물을 모르기 때문에 뽑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 입장에서도 재고 상품을 처리할 수 있고 또 홍보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직장인 민지영(28)씨는 “마음에 드는 제품도 있고 아닌 제품도 있지만 가격대비 손해는 아닌 것 같다”며 “무엇이 들어있을지 모르는 데서 오는 재미와 설렘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이 꾸준히 인상되고 있는 반면 구성품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대부분 재고상품들로 채워져 있어 불만도 인기만큼 높아지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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