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정권 넘나들며 막후 설계
지난 40년 동안 미국의 국방ㆍ군사전략을 막후에서 설계해 온 민간인 전략가 앤드루 마셜(93ㆍ사진)이 은퇴했다.
14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 등에 따르면 마셜은 2일 국방부 산하 연구소 총괄평가국(ONA) 국장 자리에서 공식으로 물러났다. 마셜은 ONA가 만들어진 1973년부터 이 조직을 이끌어 오면서 최장수 민간인 전략가로 활동해 왔다. ONA에 합류하기 전에는 1949년부터 랜드연구소 핵전략 전문가로 일했다.
마셜의 은퇴가 주목받는 것은 그가 민주, 공화 양당 정권을 넘나들며 미국의 모든 국방ㆍ군사전략을 막후에서 설계했다는 점 때문이다. 마셜은 대외적으로 잘 나서지 않는 성격에다가 업무의 특성상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 미국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 그룹, 냉전시대 미국과 대척점에 있었던 러시아 등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 조지 W 부시 정권 시절 미군 군사계획의 초점을 유럽에서 태평양지역으로 전환하고 외국 군사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장거리 전투능력 제고로 방향을 튼 것도 그의 작품이다.
앤드루 크레핀네비치와 배리 왓츠는 마셜의 은퇴에 맞춰 출간한 ‘마지막 전사’에서 중국의 부상과 군사 분야의 기술혁명(RMA) 예측 및 대응책 마련을 그의 주요 업적으로 꼽았다. 실제 마셜은 1980년대에 이미 최첨단 센서와 정밀유도폭탄, 컴퓨터 네트워크에 기반한 무기의 도래를 예고했다.
비판론자들은 마셜이 외부의 위협을 지나치게 과장했다고 지적한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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