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가벼운 '현빈표 로맨틱코미디'… 이중인격 재벌 3세의 사랑 드라마
“나쁜 남자는 미간의 주름으로, 착한 남자는 웃는 보조개로 표현하고 있어요.”
5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배우 현빈(34)의 선택은 로맨틱코미디였다. 그는 21일 첫 방송되는 SBS 수목극 ‘하이드 지킬, 나’에서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재벌 3세 구서진과, 그 안의 또 다른 인격인 로빈의 1인2역을 맡아 테마파크 서커스단 단장 장하나(한지민)와 사랑에 빠지는 연기를 한다. 현빈이 백화점 최고경영자(CEO) 김주원으로 나온 SBS ‘시크릿 가든’(2010)과, 레스토랑 사장 현진헌으로 출연한 MBC ‘내 이름은 김삼순’(2005)이 높은 시청률을 낸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에도 기대를 나타내는 팬이 적지 않다.
현빈은 1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열린 ‘하이드 지킬, 나’의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드라마에서 완전히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데 이게 전작 ‘시크릿가든’ 당시의 여자 연기보다 더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하지원)과 몸이 바뀌어 여자가 되는 연기를 했던 현빈은 “여자 연기를 하며 손발이 오그라들 때도 있었지만 하지원이 하는 연기를 보고 여자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며 “그러나 ’하이드 지킬, 나’는 혼자 1인2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해리성 정체 장애를 앓으며 까칠하면서도 착하고 순수한 남자를 연기하기 위한 현빈의 전략은 표정에 있다. “구서진은 절제된 생활을 하기 때문에 말하는 톤이 딱딱하고 때로는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해 소리도 지릅니다. 그러다 보니 구서진을 연기할 때는 미간에 주름을 많이 만듭니다. 반면 로빈은 말투도 부드럽고 항상 웃습니다. 그런 로빈을 표현할 때 제 볼의 보조개를 최대한 활용하지요.”
공교롭게도 ‘하이드 지킬, 나’는 동 시간대 MBC ‘킬미, 힐미’와 설정이 비슷하다. ‘킬미, 힐미’에서는 지성이 무려 일곱 개의 인격을 지닌 인물로 나온다. 현빈은 “이중인격과 관련한 영화와 드라마를 찾아서 보았다”며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표정, 말투, 대사의 어감 등을 늘 생각하며 연기한다”고 덧붙였다.
극중 로빈은 배려심이 강한 남자로 장하나와 애틋한 마음을 주고 받는데 이는 코믹하면서도 달콤한 ‘현빈표’ 로맨틱코미디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현빈은 군 제대 후 컴백작이었던 영화 ‘역린’(2014)에서 시종일관 암울하고 심각하게 연기하고는 밝고 가벼운 작품을 하고 싶어했는데 ‘하이드 지킬, 나’가 바로 그런 성격의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조영광 PD는 “드라마 속 캐릭터가 운동을 안 하는 인물인데 현빈씨는 그 인물에 맞게 연기를 하느라 근육을 어디까지 줄여야 하느냐고 묻는 등 상당히 디테일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그에게 ‘현테일’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그만큼 연기에 몰입한 현빈은 구서진과 로빈 중 누구를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생각할까.
“힘든 사람을 도와주는 로빈은 동화의 주인공 같은 남자입니다. 그러나 더 매력적인 캐릭터는 서진이에요. 꿈과 희망, 사랑, 행복이 넘치는 테마파크에서 혼자 불행하고 혼자 즐길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시청자가 볼 때 더 애정이 가지 않을까 해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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