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크루스, 동료에서 적으로
한국이 2015 아시안컵 주최국 호주를 상대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A조 3차전에서 호주와 격돌한다.
한국과 호주는 나란히 2승을 거둬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했다. 현재 골득실에서 앞선 호주(+7)가 1위, 한국(+2)이 2위다. 이번 대결에서 한국이 이긴다면 조 1위로 8강에 오르지만 지거나 비기면 호주가 조 1위를 가져간다.
한국의 8강전 상대가 모인 B조에서는 중국이 2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이상 1승1패)가 나머지 한 장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13일 쿠웨이트를 상대로 졸전을 벌여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호주를 꺾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69위로 100위를 달리는 호주보다 높다. 하지만 한국은 호주와 지금까지 24차례 맞붙어 6승10무8패로 열세다.
슈틸리케 감독은 간판 공격수 손흥민(23ㆍ레버쿠젠)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청용(볼턴)이 정강이뼈 골절로 팀을 떠난 상황에서 손흥민이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고 있다.
감기 몸살로 인해 쿠웨이트전에 결장했던 손흥민은 호주와의 경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전술 훈련에 가세했다. 손흥민은 15일 호주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 사흘 만에 다시 공을 찼다.
손흥민은 구자철(마인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과 함께 감기에 걸려 고생한 동료와 그룹을 이뤄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가벼운 달리기로 몸을 풀고서 볼을 다루는 훈련에도 동참했다. 비공개로 열린 전술훈련에도 참가해 무뎌진 감각을 끌어 올렸다.
호주는 한국과의 경기에 1.5군을 투입할 전망이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호주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에 주전들을 상당수 빼겠다고 밝혔다. 8강전을 위해 주전들의 체력 관리에 신경을 쓰겠다는 구상이다.
호주에서 가장 경계할 선수는 골잡이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이다. 조별리그 2경기에 모두 출전한 케이힐은 36세 베테랑이다. 한국전에는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레버쿠젠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로비 크루스(27)는 출전 가능성이 높다. 2007년 호주 리그에서 프로에 데뷔한 크루스는 2011년 독일 분데스리가 뒤셀도르프로 이적한 뒤 2013년 다시 레버쿠젠으로 둥지를 옮겼다.
크루스는 레버쿠젠에서 손흥민과의 주전경쟁에서 밀려 입지가 눈에 띄게 좁아진 공격수다. 올해 정규 리그 4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연령대별 국가대표를 거친 크루스는 A매치에서는 34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 중이다. 이번 아시안컵 오만전에서도 1골을 넣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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