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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의 문자 한 통, 마음 다잡은 이양기

입력
2015.01.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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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의 문자 한 통, 마음 다잡은 이양기

“골절 당했다며. 들었네. 너무 아쉽네. 하루 빨리 복귀 바란다.”

한화 이양기(34)는 최근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12일 대전구장에서 자율 훈련을 하고 있었을 때다. T-배팅을 하다가 왼 손등에서 우지직 소리가 났다. 뼈가 부러진 것이다. 지난해 8월12일 대전 두산전에서 다친 그 부위였다. 변진수가 던진 직구에 맞아 퉁퉁 부어 올랐던 손등이었다.

의사는 6주간 깁스를 해야 한다고 했다. “수술은 안 해도 된다”는 말은 그나마 위로가 됐다. 그래도 밀려오는 아쉬움과 허탈함은 어쩔 수 없었다. 눈앞에 다가온 전지훈련, 비행기에 오를 수 없었다. “8월에 제대로 치료를 안 했던 것일까.” 2003년 1군에 데뷔한 이양기가 캠프 전 다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양기는 나이저 모건, 이용규, 최진행 등이 버티고 있는 한화 외야에서 주전은 아니다.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석이 2013년의 209타석일 만큼, 주로 대타, 대수비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왼손 투수를 상대로 빼어난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좌투수 상대 타율은 3할4푼1리, 2년 전에는 3할9푼3리나 됐다.

특히 리그 정상급 왼손 투수들에 강했다. 2013년 밴헤켄(넥센)에게 5타수 3안타(2루타 1개)로 타율 6할, 지난해 김광현에게도 5타수 3안타를 때렸다. 평소 데이터를 중시하는 김성근(73) 한화 감독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김 감독도 이번 캠프 명단에 오윤 황선일 송주호 장운호 추승우 김경언 오준혁 모건과 함께 외야수 이양기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4주간 깁스 치료를 했던 5개월 전처럼, 다시 재활군 처지가 됐다. 연봉 협상을 일찌감치 마치고 올 시즌을 준비했던 그의 의욕도 뚝 떨어졌다. 이양기는 “새로운 감독이 오시고 다들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후배들과 열심히 훈련 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너무 아쉽다”고 했다.

그 때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깁스한 손등을 부여잡고 멍하니 휴식을 취하고 있었을 때다. 김성근 감독이었다. “골절 당했다며. 들었네. 너무 아쉽네. 하루 빨리 복귀 바란다.” 이양기는 “솔직히 야구 공도 쳐다 보기 싫었는데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했다. 이양기는 그러면서 “손은 쓰지 못하지만 앞으로 6주 동안 하체 운동을 하며 나름대로 시즌을 준비할 것이다. 서산에서 이를 악물고 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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