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山東)성 한 기업 시장이 작성한 ‘뇌물 제공 일기’가 인터넷에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VOA는 “산둥성 더저우(德州)에 있는 산둥더저우뎬펀(澱粉)유한공사의 장레이다(張雷達) 총경리(사장)가 작성한 해당 일기에는 지방관리 100여 명에게 바친 뇌물 내역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고 밝혔다.
20권에 이르는 일기책에 따르면 뇌물이 제공된 관리는 성의 청ㆍ국장급 고위직에서 하위직 공무원까지 망라됐다. 뇌물 수뢰 대상은 당ㆍ정 기관뿐 아니라 국유기업, 은행에다 검찰ㆍ경찰ㆍ법원 관계자에 이르기 광범위했다.
뇌물 액수는 1,000만여위안(18억원)에 달했고, 뇌물 제공 수단도 다양했다. 현금 이외에도 술ㆍ담배, 은행 카드, 구매 카드, 승용차, 부동산 등이 뇌물 수단으로 등장했다. 대상자를 외지로 공짜 여행시켜주고, 대출 커미션조로 뇌물을 바치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일기를 인터넷에 실명으로 공개한 산둥자오둥팡즈예(照東方紙業)집단의 자오촨수이(趙傳水) 회장은 제보글에서 “둥샤오후이(董紹輝) 더저우시 부시장, 마산쥔(馬善軍) 핑원(平原)현 당서기, 위젠화(于建華) 핑원현 부현장, 쑹전싱(宋振興) 핑원현 재무국장 등이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며 수뢰 관리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했다. 장레이다 사장이 경영하는 해당 회사는 이 그룹 산하 기업이다.
하지만, 아직 뇌물을 제공한 장레이다 사장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있고, 뇌물을 수뢰한 공직자들도 건재하다고 VOA는 전했다.
둥 회장이 문제의 뇌물 일기를 공개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는 중국 기층 사회에 뇌물이 뿌리를 깊게 내린 현상을 적시해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새해 들어서도 반(反)부패 조처를 강력하게 펼쳐나갈 의지를 거듭 밝혔지만 중국 공직 사회의 부패는 근절되지 않고 부패 채널이 더욱 은밀해지고 수단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VOA는 전망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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