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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영화에서 한국문화 속살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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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영화에서 한국문화 속살 배워요

입력
2015.01.1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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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직접 구입해 무료 상영

황석영·고은 등 국내 작가 초대해 토론하는 다국적 독서클럽도 운영

배리 웰시 숙명여대 국제언어교육원 객원교수가 13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서울 필름 소사이어티'의 취지와 문화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배리 웰시 숙명여대 국제언어교육원 객원교수가 13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서울 필름 소사이어티'의 취지와 문화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13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리 웰시(36) 숙명여대 국제언어교육원 객원교수는 “영화는 세계인의 공통 언어”라며 “영화를 통해 한국 문화가 많은 외국인들에게 이해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인 웰시 교수는 지난해 3월부터 ‘배리 웰시의 서울 필름 소사이어티’라는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매달 첫째 주 토요일에 한국의 고전 영화 DVD를 직접 구입, 서울 명동의 글로벌 컬처센터인 해치홀에서 무료로 상영하는데 100명 안팎의 관객이 모인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전문직 교수, 교환학생, 외국인 교사, 각국 외교관 관계자 뿐 아니라 미군들도 관객으로 참여한다. 물론, 이들을 위해 영어 자막까지 꼼꼼히 챙긴다.

‘삼포가는 길’(1975년)을 비롯해 서편제 등 주로 고전 명작을 상영하는데 반응은 폭발적이다. 올해 첫 모임이었던 10일에는 ‘자유 부인’을 상영했다.

웰시 교수는 “가족의 형태가 바뀌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소재로 다뤘는데 영국의 유명한 영화 ‘Brief Encounter(밀회)’와 흡사해 관객 반응이 좋았다”며 “동양이든 서양이든 결국 정서적인 측면에서는 모두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기 비결에 대해 그는 “극 말미에서 결과가 해결되거나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서양영화와는 달리, 한국 영화는 한국인들의 깊은 슬픔인 ‘한’을 다루거나 비극으로 끝나는 명작들이 많은데 외국인들에게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요소인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무료로 영화 상영을 하게 된 것은 ‘어디에 살든 그 사회에 공헌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신념에서다. 영화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웰시 교수는 다국적 독서클럽인 ‘서울 북 & 컬처 클럽’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이 또한 한국 문화 알리기 차원에서 시작했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하는데, 작가-관객들 간 토론과 질의응답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각양각색의 의견들을 교환한다. 소설가 황석영씨를 비롯해 신경림, 공지영, 김영하, 박민규, 아동문학가 황선미씨 등이 참석했고 오는 24일에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오르내리는 시인 고은 선생이 참석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해외 유명 작가들도 초대해 보다 단단하게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또 지금까지 진행된 영화 및 독서 토론 내용들을 팟캐스트 등에 올려 많은 이들과 공유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웰시 교수는 “다양한 문화 소통의 장(場)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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