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53만명 증가했지만 50, 60대가 44만명이나 차지
30대는 오히려 2만1000명 줄어 청년 고용률 수년째 내리막
지난해 취업자 수가 53만명 넘게 늘면서 1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작년에 50만명대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냈다”고 자찬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화려한 성적을 이끈 것은 ‘인생 이모작’이 필수가 된 중장년층.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로 치솟고,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첫 직장을 구하는 등 청년층의 취업은 양과 질 모두 부진에 허덕였다.
14일 통계청의 ‘201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 수는 2,559만9,000명으로 2013년보다 53만3,000명 늘었다. 이 같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02년(59만7,000명) 이후 최대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청장년층과 여성의 활발한 노동공급 지속 등으로 고용증가세가 반등하고 증가 동력이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령대별 고용 사정은 극명히 엇갈렸다. 50, 60대는 2013년보다 각각 23만9,000명, 20만명 늘어나면서 취업자수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고작 7만7,000명 늘어나는데 그쳤고, 특히 30대의 경우 오히려 2만1,000명이 감소했다. 성별로는 1.8%(26만6,000명) 늘어난 데 그친 남성보다 여성의 증가폭(2.5%ㆍ26만7,000명)이 훨씬 컸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분야가 14만6,000명(3.5%)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9,000명) 도ㆍ소매업(13만2,000명)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농림ㆍ어업 분야에서는 취업자수가 6만8,000명이 줄었고, 특히 대규모 구조조정에 휘말렸던 금융ㆍ보험업의 경우에도 취업자 수 감소폭이 2만6,000명에 달했다.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돈 벌이에 나선 사람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는 66만3,000명(2.6%) 늘었고,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24만6,000명)했다. 가사일을 하던 주부(-13만1,000명)나 그냥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쉬고 있던 인력(-9만2,000명)이 구직활동에 나선 것이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실업률도 높아졌다. 지난해 실업자 수는 93만7,000명으로 2013년보다 13만명(16.1%) 늘었고, 실업률(3.5%)도 0.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청년층 실업률은 1%포인트 증가한 9%로 1999년 통계 기준이 바뀐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층은 고용률도 수년 째 하향세다. 지난해(5월 기준) 청년층 고용률은 40.5%로 2005년(45.3%)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고령층(55~79세) 고용률이 같은 기간 48.8%에서 53.9%로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한 청년의 일자리 질도 나빠지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첫 일자리(창업 포함)를 구한 청년 가운데 19.5%인 76만1,000여명이 계약기간 1년 이하인 직장에 취직했다. 5명 중 1명은 2년 계약직이던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만도 못한 일자리를 구했다는 얘기다. 이 비중은 2008년 11.2%에서 6년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한편 시간 관련 추가 취업가능자와 잠재취업가능자, 잠재구직자 등을 포함한 12월 체감 실업률은 11.2%로 조사를 시작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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