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CCTV 확인...구속수사 검토
복지부는 해당 어린이집 폐쇄 고려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남은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4살 여아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 다른 아이들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보육교사에 대한 구속수사를 검토 중이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폭행사건이 발생한 연수구 송도동 어린이집의 부모들로부터 자녀들이 폭행을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간이 진술서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어린이집에서 보관 중인 24일치 분량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다른 폭행이나 학대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했다. 경찰은 이날 A(4)양을 폭행한 보육교사 양모(33·여)씨가 실로폰 채로 다른 남아의 머리를 가볍게 때리는 장면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추가 폭행 여부와 관계 없이 양씨에 대한 구속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 2,3명이 자신의 자녀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진술했다”며 “폭행 정도가 심하고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등 사안이 중한만큼 보육교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긴급 체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8일 어린이집에서 자신의 딸이 보육교사 양씨에게 폭행 당했다”는 부모의 신고를 12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확인한 어린이집 CCTV 영상에는 양씨가 남은 음식을 먹는 것을 거부하는 A양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강하게 때려 A양이 바닥에 쓰러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한편 폭행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로부터 100점 만점 중 95.36점의 높은 점수로 평가 인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부실한 평가인증제도 운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복지부는 폭행사건이 알려진 지 하루만인 이날 아동복지법과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해당 어린이집과 관련자에 즉각적인 행정처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법에 따르면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에게 운영정지 및 폐쇄 처분을,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에게 자격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피해아동과 같은 반 아동에게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법령 및 행정적 조치를 담은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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