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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I'm good. (저는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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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I'm good. (저는 괜찮습니다.)

입력
2015.01.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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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 Word Play (재미있는 말)

현대영어에서는 “How are you?”라는 인사를 듣기가 쉽지 않다. 인사법이 그만큼 다양해지고 인사의 기능이 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사에 대한 응답은 질문보다 훨씬 더 변화무쌍해졌다. 20, 30대 미국인 중 “How are you?”에 “I'm fine, thank you”로 응답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대신 “I'm good”이 대세적 표현이 됐다.

가령 “I’m fine”이라고 하면 “저는 뭐 대충 괜찮습니다”의 뜻이지만 “I’m good”이라고 하면 “지금이 보통 때보다 더 좋고 만족스럽다”는 긍정적 의미의 대답이 된다. 전자가 50% 만족이라면 후자는 70~80%의 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I’m fine”은 결국 “I’m OK” “I’m surviving” “I am getting by with no problems” 정도의 의미이기 때문에 “I’m happy” “I’m satisfied” “I’m content” “I’m enjoying myself” 보다는 약하다. 따라서 “I’m good”이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듣기 좋은 대꾸가 된다. “How are you?”라는 인사를 받으면 “Not bad” “Pretty good”라고 대답하는 게 지난 반세기 동안 급격히 늘어난 것과 괘를 같이 한다.

건강 또는 안녕의 상태를 good or bad으로 표현하는 것을 두고 처음에는 문법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표현의 사용이 일반화했다. 이를 좀더 확대해 보면 그 의미가 확실해진다. 아파 보이는 사람에게 “Are you okay? You look pale and weak today”라고 물었을 때 상대가 “I’m fine. Don't worry about me”라고 하는 경우와 “No, I'm good. I may be pale but I am not weak. I feel great”라고 대답한 것을 비교해보자. 후자가 전자보다 더 양호한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영어에서 good이 ‘양호한 상태’라는 의미로 활발하게 쓰이는 예는 또 있다. “How did you do at the interview?”라고 물었을 때 “I did well”이라고 말하면 문법에 맞고 고전적이지만 요즘은 “I did good, thanks”를 더 많이 사용한다. 이런 용례는 미국에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영국, 호주 등의 젊은 층도 많이 사용한다.

“I’m fine”이나 “I’m well” 등이 “I’m not ill”의 뜻을 가진 전통 용법이라면 “I’m good”은 “지금 잘하고 있습니다”의 뜻으로 건강과 기분까지 표현하는 용법이 됐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한다면 젊은 층과의 대화에서 “I’m good”을 자주 들어도 비문법적이라거나 상투적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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