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과감한 인적 쇄신 없이는 黨-靑 소통 어렵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과감한 인적 쇄신 없이는 黨-靑 소통 어렵다

입력
2015.01.14 17:47
0 0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어제 신년기자회견에서 “당과 청와대는 한 몸, 공동운명체”라며 당청 소통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하겠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도 이틀 전 12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당청 소통을 강조하고 “김무성 대표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만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여당대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상호소통을 다짐했으니 앞으로 당청 간 원활한 소통을 기대해도 될 듯하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에 비춰 대통령과 여당대표의 소통강화 합창이 공허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양측 간 불신의 뿌리가 너무 깊어 말만으로 실질적인 소통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청와대 문건’파동 뒤끝에 불거진 문건 배후설 논란만 해도 그렇다. 보도에 따르면 한 청와대 행정관이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등과의 술자리에서 문건 파동의 배후로 김 대표와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어제 회견에서 “기가 막히다”고 전면 부인했다. 파문이 커지자 해당 행정관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펄쩍 뛰었지만 술자리 참석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해당 행정관은 박관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작성한 ‘정윤회 문건’에 십상시의 한 사람으로 지목된 음종환 행정관이다.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등과 함께 박 대통령 친위그룹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한때 친박계 핵심에 속했다가 지금은 소원해진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정윤회 문건 작성 동기와 배경을 언급하는 맥락에서 거론했다. ‘배후’라는 용어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떠나 두 사람에 대한 청와대 이너서클 인사들의 평소 불신을 반영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제의 술자리가 있었던 지난달 18일 바로 다음날 박 대통령은 서청원 최고위원 등 원조친박계 인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대선 승리 2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는데 원조 친박계였던 김 대표는 쏙 뺐다. 일련의 흐름상 김 대표 입장에서는 강한 소외감과 서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터이다. 이렇게 뿌리깊은 응어리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대통령과 여당대표가 아무리 말로 소통을 강조한다고 원활한 소통이 되겠는가.

더구나 청와대 이너서클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명확한 근거도 없이 이런저런 주장으로 불신과 의혹을 증폭시키는 판이다. 청와대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바로 이런 행태야말로 나라를 뒤흔들었던 정윤회 문건의 토양이 되었다고 봐야 한다.

박 대통령은 측근을 감싸기만 할게 아니라 정확하게 실태를 보고 문제의 근원이 되는 인맥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어제 사표를 제출한 음 행정관의 면직처리로만 될 일이 아니다. 대폭의 인적 쇄신 없이 당청 간 진정한 소통은 불가능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