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광부ㆍ간호사 삶의 흔적 보러 관광객 급증
경남 남해군 독일마을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독일마을은 최근 겨울철 관광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에 힘입어 관광객들이 크게 북적이고 있다. 영화개봉 전 1주일 평균 1,500여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영화가 개봉한 지난달 17일 이후 4,500여명으로 늘었고 이달 들어서는 7,000여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1960, 70년대 가난을 이기기 위해 외화벌이에 나섰던 파독(派獨) 광부와 간호사들이 피땀 흘려 우리나라 경제부흥의 종자돈을 보내왔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2001년 남해군이 처음 조성한 게 독일마을이다.
남해군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유치하는 한편 독일의 이색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2001년 쪽빛 바다 풍광이 멋지게 펼쳐진 삼동리 물건리 일대 부지 9만여㎡에 경사진 지붕과 붉은색 기와 등 독일풍 디자인의 주택을 건설했다.
현재 17가구 30여명이 입주해 있는 독일마을 주민들은 민박업 등을 하면서 관광객들과 독일문화를 공유하고, 마을 주민들끼리 독일에서의 삶을 추억하며 노후를 즐기고 있다.
또 독일마을 인근 7,000여㎡에 29억원을 들여 지난해 6월 문을 연 독일문화센터에는 파독 광부들이 지하 1,000m 탄광에서 석탄을 캐는데 사용했던 도끼와 삽, 손전등 등이 전시된 파독전시관과 독일음식점, 독일홍보관, 게스트하우스, 기념품 판매장 등이 독일풍 디자인으로 들어서 남해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특히 파독전시관에는 파독 광부 2명과 간호사 4명이 해설사를 맡아 관광객들에게 당시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이와 함께 군은 2010년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맥주축제를 벤치마킹해 매년 10월 ‘독일마을맥주축제’를 열어 지난해 경남도 대표축제로 선정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파독 간호사 출신 해설사 류길자(70)씨는 “1966년 간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물하나에 해외개발공사를 통해 독일로 가 부모형제 생각에 밤마다 눈물을 훔치며 향수병을 앓았다”며 “영화 ‘국제시장’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알아주니 고맙고 그 시절을 생각하니 다시금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말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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