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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파동 배후설'… 진실게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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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파동 배후설'… 진실게임 양상

입력
2015.01.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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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배후설' 관련자들 주장 제각각…진실게임 양상

음종환 "조응천이 배지달려고 김무성, 유승민에 줄댄다고 한것"

이준석 "고급정보 달라하니 배후얘기…나만 술 안취해 다기억"

손수조 "전혀 못들어…김·유 얘기나왔으면 기억 안날리 없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힌 수첩을 보는 모습이 인터넷 언론 뉴스웨이에 포착됐다. 뉴스웨이 제공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힌 수첩을 보는 모습이 인터넷 언론 뉴스웨이에 포착됐다. 뉴스웨이 제공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 문건 파동'의 배후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다고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주장한 저녁 술자리 모임은 지난해 12월18일 이뤄졌다.

당시 모임은 음 행정관과 이동빈 청와대 제2부속실 비서관, 그리고 음 행정관의 지인 등 3명으로 시작됐다. 이어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과 청년위원인 손수조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이 합류했고, 밤 10~11시께 이 전 비대위원이 마지막으로 동석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음 행정관으로부터 '김무성·유승민 배후설'을 들었다고 지난 6일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의 결혼식 뒤풀이 자리에서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와 유 의원을 비롯해 전·현직 새누리당 의원 12명이 있었다.

김 대표는 이 전 비대위원이 전한 얘기가 황당하다고 여겨 'K(김무성)·Y(유승민)'로 수첩에 메모해 뒀다고 한다. 그러다가 최근 국회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뒤적이는 과정에서 이 내용을 보는 장면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 사건 주요 당사자들과 14일 이뤄진 연합뉴스 전화통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 나를 (모임에) 불러냈다, 술을 마셨다, 음종환이 나한테 (방송에 출연해 문건 파동과 관련한 발언한 내용을 두고) '훈계'조로 이것 저것 얘기했다, 여기까진 음종환도 인정한 것 같다. 문제는 음종환이 '배후'라는 말을 했느냐 안했느냐다. (음종환이 이를 부인하는 데 대해) 황당한 게 뭐냐면, 나 혼자 거기서 술을 안 마신 상태였기 때문이다. 내가 (문건 파동에 대해) 신문에 나온 것 외에 아는 게 없다고 하니까 음종환이 "신문에 있는 게 다 맞는 정보라고 생각하느냐"고 핀잔을 줬다. 그래서 내가 "방송에서 신문에 있는 것 이상을 얘기하려면 고급 정보를 달라"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음종환의 김무성·유승민 배후설이) 나온 거다. 거기서 나만 안 취했었다. 나머지는 3~4시간째 마신 상태였다. 나만 밤 11시에 지하철 타고 그 자리에 간 거다.

▲음종환 = 12월18일에 만난 건 맞다. 내 술자리에 이준석이 온 거다. 그날이 (문건 유출 혐의로) 박관천 전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이다. 그래서 나는 "박관천 갖고 되냐. 박관천의 배후는 조응천(전 비서관)이다"라고 했다. 그러고서 (이준석에게) "조응천의 얘기를 사실로 전제해 방송에서 떠드는 게 섭섭하다"고 말했다. 또 "조응천은 (국회의원) 배지 달려고 혈안이 돼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유승민을 만나고 다니고 김무성에게 들이대는 그런 사람이다"고 했을 뿐이다. 김무성·유승민이 배후라는 얘기는 전혀 안 했다. 김무성 수첩에는 '곧 발표될 것'이라고 적혀 있던데, 당시(12월18일)는 박관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도 안 됐고, 조응천은 체포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어떻게 검찰이 조응천의 배후인 김무성과 유승민의 이름까지 발표할 거라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

▲손수조 = 12월18일 저녁 자리는 '번개(사전약속 없이 갑자기 만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날 마침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로 청년위 회의가 있어 회의를 끝내고 청년위원끼리 저녁을 먹다가 음종환이 주변에 있다기에 인사하러 갔다. 음종환과는 가끔 만나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준석을 불러서 편하게 자리가 만들어졌다. 칸막이가 있는 방은 아니었지만, 주위에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나와 신용환은 그런 얘기(김무성·유승민 배후설)를 전혀 듣지 못했다. 만약 김무성·유승민의 이름이 나왔다면 당연히 알아 들었을 것이다. 기억이 안 날리가 없다. 그래서 더욱 황당하다. 음종환과 이준석은 둘이서 그런 얘기를 나눴는지 모르겠지만,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잠시 눈을 만지고 있다 .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잠시 눈을 만지고 있다 . 연합뉴스

▲김무성 = 어느 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 들을 때 하도 황당한 얘기가 돼서 이것을 메모했다. 그런데 너무 황당한 얘기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본회의장에서 다른 메모를 찾다가 그게 (카메라에) 찍힌 거다. 그런 음해를 당하는 것도 사실 참 기가 막히는데, 어제 또 종편 등 뉴스를 보니 내가 의도적으로 그것을 사진에 찍히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이런 누명을 씌우는 것도 기가 막히다. 그렇게 이해해주길 바란다.

▲유승민 = 조응천과는 예전에 언론사 간부가 자기 친구라고 데려 나오면서 여러명과 함께 저녁 자리에서 잠깐 봤다. (조응천이) 줄을 대고 그런 걸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문건 얘기고, 공천 얘기고 전혀 없었다. (이준석이 전한 얘기가) 워낙 황당해 이동빈과 음종환을 잘 아는 안봉근(청와대 제2부속비서관)한테 한번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고, 안봉근이 "당사자(음종환)한테 물어보니 그런 얘기를 한 적 없다고 한다"고 회신을 해왔다. 이게 전부다. (음종환이) 그런 말을 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나로선 사실을 알 수도 없고, 조사할 위치에도 있지 않다. 그런 말을 한 게 사실이라도, 청와대 행정관이 술에 취해 한 말을 두고 내가 어쩌겠느냐. 그래서 더이상 묻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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