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모터쇼서 회견 "제값받기 원칙 후퇴는 아니다"

“내부적으로 비상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12일 미 디트로이트 모터쇼 현장에서 앞으로 헤쳐나갈 길이 만만치 않다고 털어 놓았다. 정 부회장은 201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 이후 4년 만에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수입차 공세에 밀려 현대차와 기아차 통합 이후 처음 내수시장 점유율이 70% 아래로 내려간 점에 대해 “아무리 작은 고객의 목소리라도 놓치지 않고 반영해 제품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국내영업본부 안에 소비자 전담 조직인 ‘국내 커뮤니케이션실’을 만들고 온라인 상에 떠도는 부정확한 루머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인터넷 댓글은 다양한 사람들이 올리기 때문에 좋은 내용도 있고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다”며 “기본적으로 저 뿐만 아니라 현대차 전체가 잘하는 것이 인터넷 공간에서 좋은 평판을 얻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한전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구상과 관련해선 “당초 취지대로 그룹 계열사들이 들어가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제조업체로서 차를 만들고 파는데 충실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모터쇼장 곳곳을 다녔는데, 특히 토요타 부스에서 신형 캠리의 운전대를 잡아보고 차 내부를 살피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캠리는 미국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차”라며 “남양연구소에서도 있지만 직접 타고 인테리어도 살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3년 4.6%에서 지난해 4.4%로 떨어졌다. 정 부회장은 “엔저로 인한 일본차의 선전으로 미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우리도 인센티브 제공 등 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동안 유지해온 ‘제값 받기’원칙 자체가 후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이번 모터쇼에 픽업트럭 콘셉트카를 선보인 것도 미국 시장 확대 전략의 하나다. 미국 경기 회복과 맞물려 픽업트럭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정 부회장은 또 “우리가 미국 시장에 내놓을 신차는 내년에 집중돼 있어, 올해는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2017년까지 고성능 자동차를 내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는 폭스바겐의 고성능 브랜드(R)를 벤치마킹 해 대중적인 모델을 우선 내놓되, 그 이후 순수 고성능차인 슈퍼카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고성능 모델은 제네시스보다 크기는 작으며 'N' 브랜드가 적용될 예정이다.
디트로이트=김창훈기자 chkim@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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