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안컵 쿠웨이트에 1-0… 남태희 결승골로 간신히 2연승
주전 7명 교체 투입 플랜B 가동, 후반 쿠웨이트의 역습에 허둥지둥
최약체 쿠웨이트를 상대로 낙승이 예상됐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감기 증세로 슈틸리케호가 힘겨운 승리를 챙겨야 했다. 이청용(볼턴)이 다리부상으로 서울행 비행기를 예약한 돌발 악재 속에 손흥민(레버쿠젠)과 구자철(마인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도 감기 증세로 빠지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를 맞아 ‘플랜B’ 스쿼드를 들고 나왔다. 오만전과 비교하면 주전 7명을 대거 선발에서 제외했다.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랭킹69위)은 1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축구 쿠웨이트(125위)와의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전반 36분 남태희(레퀴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10일 오만(1-0 승)에 이어 쿠웨이트를 격파한 한국은 2연승으로 승점 6을 쌓아 8강 진출을 예약했다.
오만전 결승골의 주인공 조영철(카타르SC)을 대신해 ‘중동 킬러’ 이근호(엘 자이시)가 최전방에 나섰다. 감기 증세를 보인 손흥민, 정강이 뼈에 금이 가 대회를 조기 마감한 이청용이 빠지고 좌우 측면 공격은 김민우(사간도스)와 남태희가 맡았다. 처진 스트라이커로는 구자철을 대신해 이명주(알아인)가 선발로 부름을 받았다. 중원은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호(마인츠)가 예상대로 선발로 출전했지만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 골키퍼 김승규(울산 현대)가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플랜B’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했다. 주전들이 대거 바뀐 한국은 공수에서 제대로 된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다. 패스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쿠웨이트에게 압박을 허용했다. 좀처럼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30분 이근호의 첫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근호는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한국의 첫 골은 전반 36분에 터졌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중용되고 있는 남태희가 해결사로 나섰다.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페널티지역 중앙에 있던 남태희가 헤딩슛으로 쿠웨이트의 골 그물을 찢었다.
호주와의 최종전 무승부를 대비해 다득점이 필요한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이명주를 빼고 조영철을 투입했다. 후반 30분에는 김민우를 대신해 ‘군데렐라’ 이정협(상주 상무)을 교체 출전시켰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쿠웨이트의 반격에 고전했다. 후반 초반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다. 후반 4분에는 알리 알 마시크드(아라비SC)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기도 했다.
전열을 정비한 한국은 13분 남태희의 슛을 시작으로 16분 이근호, 22분 김민우, 38분 박주호 등이 쉼 없이 골 문을 두드렸지만 추가골을 뽑아내진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는 14명 밖에 없었다”면서 “이렇게 고전할지 몰랐다.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
오늘 경기를 계기로 우리는 우승후보가 아니다”라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6시 장소를 브리즈번으로 옮겨 개최국 호주(1승)와 조 1위를 놓고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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