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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여파…수출금융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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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여파…수출금융 반토막

입력
2015.01.1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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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가전생산업체 모뉴엘 파산 이후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금융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뉴엘 사태 이후 중소기업 수출채권을 보증해주는 무역보험공사(무보)와 이를 토대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은행이 서로 책임공방을 벌이면서 애꿎은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무보의 중소기업 수출채권 신규보증 실적은 모뉴엘 사태 직후인 지난해 11월 총 91건, 1억1,503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228건, 3억9,927만달러) 대비 약 71%가 줄어들었다. 이어 12월에도 132건, 1억6,213만달러로 전년 동기(209건, 3억9,972억달러) 대비 절반 이상이 감소했다. 무보의 수출채권 보증은 수출기업이 외상으로 수출을 한 다음 대금 조기 회수를 위해 무보로부터 보증을 받는 제도다. 은행은 이 보증서를 바탕으로 수출채권을 매입해 기업에 돈을 빌려준다. 무보 관계자는 “한 번 보증을 받은 뒤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신규로 신청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신규보증 실적은 줄었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전체 보증 실적규모는 오히려 증가했다”며 “모뉴엘 여파로 보증서 발급을 꺼려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모뉴엘 파산 여파로 무보가 보증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수출금융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무보에서 수출업체를 평가하는 데 철저하게 심사하다 보니 신규 보증이 위축된 것 같다”며 “게다가 무보가 모뉴엘 관련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면서 수출업체들이 돈을 들여서 보증을 받는 대신 신용으로 대출을 신청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무보는 지난주 모뉴엘 대출과 관련해 하나은행 등 6개 금융회사가 청구한 보험금 3억390만달러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예비 통보했다. 무보는 은행이 모뉴엘의 수출채권을 은행이 매입할 당시에 수출 관련 서류를 꼼꼼히 살피지 않고 대출을 해준 만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은행들은 무보가 발행한 보증서만 믿고 모뉴엘에 돈을 빌려줬다며 무보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무보 보증은 수출채권을 근거로 은행에서 신용이 부족하더라도 수출대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며 “무보 보증이 어려워지면 자금 회수에 문제가 빚어지고 자칫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문제를 우려해 지난주 시중은행 관계자를 소집해 무보의 보증서를 거부하거나 추가담보를 요구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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