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감염환자 44% 겨울에 발생
회사원 강모(32)씨는 지난달 30일 회식에서 생굴을 두어 점 먹은 뒤 새해 첫날 저녁부터 복통에 시달렸다. 강씨는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도 설사를 이어갔는데 함께 회식했던 직장동료들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박모(2)군은 이달 9일 갑자기 구토를 시작했고 열도 39도까지 올라 병원 신세를 졌다. 사흘간 해열제 등을 복용한 뒤에야 울음을 멈춘 박군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군의 부모는 “어린이집에서 옮은 것으로 보인다”며 속상해했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여름보다 겨울철에 더 자주 발생해 위생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날씨가 추워 손 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에 소홀해지는 데다 실내활동이 많아 사람간 감염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0~2014년 5년 동안 보건당국에 보고된 노로바이러스 집단 식중독은 연 평균 36건이며, 이 가운데 44%(16건)가 겨울(12~2월)에 발생했다. 겨울철 식중독 환자 수는 같은 기간 연 평균 874명이었는데 절반(49%) 가량인 431명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는 165명(12건)이었으나 2013년엔 429명(20건)으로 크게 늘었다.
급성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의 낮은 기온에서도 장시간 생존하고, 단 10개의 입자만 있어도 환자의 침과 지저분한 손 등으로 쉽게 전파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에 걸리면 24~48시간 잠복기를 거쳐 설사와 발열, 복통, 구토, 두통, 탈수,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보건당국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려면 문 손잡이 등 손 접촉이 쉬운 곳에 락스 등 가정용 염소 소독제를 40배 희석해 소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환자의 구토물이나 배변 1g에는 노로바이러스 입자 1억여개가 들어있어 화장실 변기도 소독해야 한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해 화장실에서 나오기 전 손을 세정제로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 아울러 겨울이라도 어패류는 익혀 먹는게 좋고, 지하수는 끓여 마시는 게 예방책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도 강해 음식은 85도 이상 1분 넘게 익혀 먹고, 조리기구는 세척 뒤 염소 소독제로 위생 관리하는 게 좋다.
세종=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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