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이끄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출범 100여일 만에 내각 구성을 완료했다.
가니 대통령의 비서실장 압둘 살람 라히미는 12일 여성 3명을 포함한 장관 후보자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살라후딘 라바니 전 고위평화위원회 위원장이 외교부 장관, 셰르 무함마드 카리미 전 육군참모총장이 국방부 장관, 장성 출신 누르-얼-하크 울로미가 내무부장관에 각각 지명됐다. 여성 장관 3명은 정보문화부ㆍ여성부ㆍ고등교육부를 각각 맡을 예정이다. 라마툴라 나빌 국가안보국(NDS) 국장은 유임이 결정됐다. NDS는 정보기관 기능을 수행한다.
지난해 9월 대선 재검표에서 당선이 확정된 가니 대통령은 11월 모든 장관을 해임했고, 국회가 지정한 시한을 비롯한 최종 시한을 수 차례 넘겨 내각을 재구성했다. 내각 구성이 지연되자 가니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의 갈등설에서부터 가니 정권이 평화협상의 하나로 탈레반 대표에게 장관직을 제의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명단에 탈레반 대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현지 TV가 실시한 설문조사로는 가니 대통령의 업무 수행에 대한 아프간 국민의 만족도는 가니 정권이 출범한 첫 달 59.9%에 달했지만 오랜 기다림에 지친 지금은 27.5%로 반 토막이 났다. 정권 출범 초기의 혼란을 틈타 세력을 재정비한 탈레반 반군도 새 내각의 걸림돌이다. 반군은 겨우내 아프간 동북부 힌두쿠시 산악지대에 칩거했다가 최근 얼음이 녹자 활동을 재개하고 나섰다.
아룬 미르 분석가는 “탈레반이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면서 “반군은 여름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지만, 정부는 별 대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구 전문가들도 탈레반이 자신들의 우위를 확신하는 이상 정부와 협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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