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맹군 IS 공습 관할하는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 해킹
北·中 유사시 美 대응작전 문건, 퇴역 장성·부대 위치 등 공개
이슬람 극단주의 과격세력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을 자칭한 해커가 12일 미국 국방부 전산망에서 빼낸 비밀자료라며 다량의 문건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유사시 북한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응 작전과 관련된 문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 해커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트위터 계정을 절취한 뒤 계정이 정지되기 전까지 이런 주장이 담긴 글을 여러 건 올렸다. 중부사령부는 현재 IS에 대한 미국과 국제동맹군의 공습을 관할하고 있다.
이 해커는 미국 국방부 네트워크를 해킹했다고 주장하면서 미 국방부가 관련 내용을 삭제하기 전까지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에 “미국 군인들이여, 우리가 오고 있다. 등 뒤를 조심할지어다. ISIS”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해커는 자신들을 사이버 이슬람제국(칼리프국)’으로 지칭하면서 ‘사이버 지하드’, 즉 사이버공간에서 이슬람 성전(聖戰)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해커는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이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우리 형제들을 죽이는 동안 우리는 너희의 네트워크와 개인 디바이스에 침입했으며 너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교도 불신자들이여, 너희에게 자비는 없을 것이다”며 “ISIS는 여기 있고 우리는 모든 군 기지에 있는 너희의 PC에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너희와 너희의 아내들과 아이들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너희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커는 ‘전쟁의 불꽃’과 ‘진실의 병사들이여 전진하라’는 제목의 IS 선전 영상 2건을 게재하기도 했다.
해커가 인터넷에 공개한 파일에는 북한과 중국 내의 병력 배치에 대한 정보, 정탐, 정찰 등 현황이나 ‘전쟁 시나리오’로 보이는 자료가 지도 사진과 함께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퇴역 장성 명단, 미군부대 위치 등으로 추정되는 자료도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이 해킹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해커가 게시한 내용 중에 기밀 자료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대규모 정보 유출과 트위터 계정 해킹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공개된 자료가 실제로 군에서 유출된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실제 기밀 자료가 유출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발표한 시점에 맞춰 해킹이 있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 흠집내기’라는 의도는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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