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우파 그라바르-키타로비치
크로아티아에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했다.
1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야권 단일 후보인 중도우파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의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46ㆍ사진)가 승리했다.
보수 대중주의자인 그는 외무장관과 주미 대사를 거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공공외교 사무부총장을 역임한 직업외교관 출신이다. 언변이 좋고 논쟁에 능하면서도 시골 출신임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소탈한 농담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드리아해 항구 리예카 인근의 시골마을에서 정육점을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나토에서 젖소 젖을 짤 줄 아는 여자는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농담하곤 했다.
가톨릭 신자가 90%에 달하는 크로아티아에서 그라바르-키타로비치 당선자 역시 독실한 가톨릭 신자지만 동성애와 낙태에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으며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에도 찬성하고 있다. 몸에 붙는 옷과 틀어 올린 머리 때문에 입방아에 오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외모는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누군가의 머리스타일 대신 미소를 기억할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1996년 결혼한 남편과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남편의 직업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선자는 남편을 ‘전문 아빠’라고 부른다.
5년 임기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로 주로 국가원수로서의 의전 역할을 맡는다. ‘유럽의 숨은 보석’으로 불리는 크로아티아는 관광수입에 기대 경제를 꾸려왔으나 지난 6년간 경기 침체를 면치 못하면서 실업률이 유럽연합(EU) 최고 수준인 20%에 달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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