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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에 정성 한 땀, 어려운 이웃에 희망 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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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에 정성 한 땀, 어려운 이웃에 희망 한 벌

입력
2015.01.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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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노인에 패딩 등 해마다 기부

올핸 재학생들이 기부한 헌 옷 위에 디자인 감각 한껏 뽐내 제3세계로

서울 건국대 의상학과 사회봉사 동아리 ‘터치’ 회원들이 동아리 방에서 직접 수선해 만든 리폼 옷들을 선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건국대 제공
서울 건국대 의상학과 사회봉사 동아리 ‘터치’ 회원들이 동아리 방에서 직접 수선해 만든 리폼 옷들을 선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건국대 제공

“이 옷을 받고 즐거워할 이웃들을 생각하면 힘든 생각이 사라져요.”

지난달 말 해외 봉사단체 ‘옷캔(옷can)’에는 특별한 옷들이 전달됐다. 건국대 의상디자인과 봉사동아리 ‘터치’가 헌 옷을 수선해 만든 ‘리폼 옷’ 60벌이다. 낡은 옷을 수선한 정도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젊은 대학생 디자이너들의 감각을 한껏 가미한 수준작들이다. 이 옷들은 제3세계 국가들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박준형(24)씨는 “‘터치’에는 우리의 손짓이 희망에 닿을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며 “소중한 가치관을 잃지 않고 작지만 꾸준히 기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해마다 한 개씩 봉사 프로젝트를 진행해 지난해 9월 4번째 프로젝트 ‘re-born(리-본)’을 시작하게 됐다. 옷을 만드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예년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셈인데, 기존 프로젝트였던 ‘터치’를 새롭게 태어나게 해 보자는 뜻을 담았다.

먼저 건국대 재학생들로부터 60여 벌의 헌 옷을 기부받았다. 옷 상태를 꼼꼼히 살핀 뒤 수선이 필요한 곳에 여러 천 조각을 덧대는 ‘패치워크(patch-work)’를 거쳤다. 여기에 예쁜 라벨을 붙여 선물 받는 이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도 담아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터치 활동은 2011년 시작됐다. 수업 실습 후 남은 천 재료들을 사용해 그 해 겨울 광진구 지역 독거 노인들에게 패딩 점퍼 30벌을 만들어 기부한 것이다. 2012년에는 청각장애인 합창단에 개인 연주복을, 2013년에는 행복나무 소년소녀합창단원들을 위한 합창단복을 지어 선물했다. 이 때는 작지만 외부 지원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 회원들이 연초에 대거 졸업하고 신입 회원 수가 격감하면서 작업 인력이 크게 부족해졌다. “아름다운 전통이 끊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외부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예전처럼 옷을 만들어주기 보다는 헌 옷을 기부받아 간단한 리폼 작업을 거쳐 크리스마스 선물로 기부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하지만 헌 옷은 생각만큼 빨리 모이지 않았고 기말고사 기간과도 겹쳐 시간도 부족했다. 열흘 정도 야간 작업을 강행한 후에야 겨우 ‘데드라인’을 지킬 수 있었다.

올해부터는 ‘리본’ 프로젝트를 확대해 건대 학생 전체를 위한 재능기부 프로젝트로 진행해볼 생각이다. 이와 별개로 터치만의 프로젝트로 계획 중이다.

박씨는 “헌옷 기부 문화를 대표 문화 프로젝트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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