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새벽에 장이 선다. 이 장터는 새벽 4시면 열리고 6시면 파장이다. 파는 물건은 사람의 힘(人力), 이름 하여 새벽인력시장 이다. 12일 에도 서울 구로동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주변에는 어김 없이 인력시장 이 섰다. 매서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무거운 가방과 두꺼운 점퍼로 중무장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언제 주어질 줄 모르는 일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출발점에 선 경주마처럼 촉각을 곤두세웠다. 도심은 아직 여명도 시작 되지 않은 까만 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이 우리나라 노동 시장의 가장 큰 숙제라는데, 인력시장 사람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산다.오늘 공치면 내일 또 나오겠지만 당장 생활비가 걱정 이라는 잡역부 임씨는 말한다. 겨울 지나면 봄이 오겠지만 봄이 와도 추운 봄이 될 것 같다고.
선임기자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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