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을학기제 도입 비용 8조~10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가을학기제 도입 비용 8조~10조

입력
2015.01.12 18:13
0 0

교육개발원, 3가지 틀로 추산

초등학교 입학시기 조정하거나 초·중·고 교육기간 6개월 단축

"사회 혼란 고려 땐 2~3배 더 필요"

9월에 첫 학기를 시작하는 가을학기제를 도입할 경우 학급 증설과 교사 증원에 8조~10조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정책 효율성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우선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12일 공개된 ‘9월 신학기제 실행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6가지 전환 모형과 이에 따른 학급 증설 및 교사 증원 비용을 추산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정부가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경제활성화 등을 위해 가을학기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교육개발원이 제시한 모형은 ▦초교 입학 6개월 앞당기기 ▦초교 입학 6개월 연기 ▦초ㆍ중ㆍ고교생 교육기간 6개월 단축 등 세 가지 틀을 토대로 세부 방안을 분석한 것이다.

먼저 2018년 3월에 입학해야 하는 초등학교 신입생의 입학 시기를 2017년 9월로 6개월 앞당길 경우 2017년 기존 신입생에 47만명이 추가로 입학하면서 2028년까지 12년간 초ㆍ중ㆍ고교에서 총 10조4,30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학급 증설은 초교의 경우 2017학년도에 1만5,703개가 필요하고, 이들이 2023학년도 중학교에 진학하면 1만3,460개, 2026학년도 고교 진학 때 1만1,777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만 4조940억원이 필요하고, 교사 증원에는 6조3,36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 증원 비용은 1인당 연봉 2,100만원, 학급 증설 비용은 1개당 1억원으로 설정해 계산한 것이다.

초교 입학을 6개월 연기하는 방안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0조3,214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 3월 초교 입학생을 일괄적으로 같은 해 9월 입학으로 바꾸면 2029학년도까지 교사 증원에 6조2,700억원, 학급 증설에 4조51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1개 학년에 학생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여파를 줄이기 위해 신입생 입학기준일을 기존 12개월에서 14개월로 잡아 2018~2023학년도까지 분산 수용할 경우에도 총 8조7,830억원이 필요했다.

2018학년도 3월 기준 초ㆍ중ㆍ고교 재학생의 교육기간을 일괄적으로 6개월 연장할 경우 10조3,000억원의 비용이 산출된 반면, 교육기간을 6개월 단축하면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육기간 단축은 학교의 파행 운영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 기간에 저비용으로 가을학기제 전환을 추진하려다 오히려 교육과정 파행 등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가을학기제 도입은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 사회적 혼란 등을 고려한다면 가을학기제 전환 비용은 교육개발원이 예측한 수준의 최소 2~3배가 될 것”이라며 “입학정원이 늘어난 학생들간의 내부경쟁이 심해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을학기제 도입 이후 증설한 교실과 추가로 채용한 교사를 어떻게 활용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를 진행한 교육개발원의 황준성 실장도 보고서에서 “가을학기제 전환기에 학교를 다닌 학생들은 동급생 수 증가로 입시ㆍ취업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고, 교육여건 악화 등 상대적 불평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가을학기제 도입에 따른 효과를 예측 분석하고, 정책 추진 타당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