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운 오리’ 김명진(24)이 삼성화재의 주전 라이트 자리를 확실히 꿰찼다.
이번 시즌 4라운드부터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김명진은 최근 3경기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레오ㆍ25ㆍ쿠바)와 공격 균형을 맞추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11일 대한항공전에서 10점을 책임진 김명진은 공격 성공률 64%로 레오를 뒷받침했다. 7일 한국전력전에서도 12점을 뽑아냈다.
2013~14 2라운드 7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한 김명진은 처음부터 입대를 앞둔 박철우(30)의 ‘대타’ 역할을 예약했다. 그만큼 심리적 압박도 컸다.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은 “처음에 데려왔을 때는 기본기도 약하고 성격이 유약해서 혼을 많이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 감독은 “팀에 김명진 말고는 대안이 없다 보니 스스로 노력을 많이 했다. 이제 안정권에 들어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명진은 박철우의 공백을 메꾼 것 외에도 공격 루트를 다양화시키는데도 일조했다. 레오 중심의 ‘몰빵배구’가 ‘분업배구’로 바뀐 것이다. 신 감독은 “세터 유광우(30)가 김명진을 신뢰하지 못했지만 김명진을 속공 중심으로 활용하면서 호흡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김명진의 실력이 올라오면서 유광우도 토스를 다변화하게 된 것이다.
박철우에 비해 범실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신 감독은 “박철우는 대포처럼 큰 공격을 하지만 김명진은 기관총 역할이라 범실이 더 적다”며 “우리 팀이 우승하려면 범실을 줄이는 게 필수적인데 김명진이 박철우보다 범실이 평균 3~4개 적다”고 말했다.
2013~14 정규시즌에서 51세트를 뛰고 74점을 올렸던 김명진은 올 시즌 벌써 100점 고지를 넘긴 상태다. 그가 시즌이 끝나고 ‘박철우 땜빵’이 아닌 ‘제2의 박철우’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해 볼 일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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