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천재’ SK 안치용 “박수 받진 못했지만 지금이 떠날 때라 판단”
SK 안치용(36)이 13년 현역 생활을 마감하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SK는 안치용이 최근 김용희 SK 감독과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고, 김 감독과 구단은 선수의 뜻을 존중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안치용은 프로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우진 못했지만 ‘비운의 천재’다. 신일고 시절 4번타자로 김광삼, 봉중근(이상 LG)과 함께 중심타선을 구축하며 전성기를 이끌었고, 연세대 입학 후에는 동기생인 고려대의 박용택(LG)과 함께 대학 양대 거포로 군림했다. 하지만 2002년 LG 입단 후 1, 2군을 오가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도 남겼다. LG가 최하위에 그친 2008년 프로야구 통산 13호 사이클링 히트와 데뷔 이후 첫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난세의 영웅’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0년에는 4대3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고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도왔다.
프로 13년 통산 성적은 1,226경기에 출전, 타율 2할5푼6리에 32홈런, 169타점, 25도루다. 안치용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부터 은퇴를 고민했지만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 때 김 감독님이 내게 임시 주장을 맡기셔서 조금이나마 보은을 하려고 은퇴를 미뤘다”며 “야구선수로 살면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는 내가 베풀면서 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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