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치러진 크로아티아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야권 단일 후보인 중도우파 정당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의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46)가 승리해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보수 대중주의자인 그라바르-키타로비치의 당선으로 크로아티아에 우파 민족주의가 되살아나 세르비아 등 인근 국가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97% 개표 결과 그라바르-키타로비치 후보가 50.54%의 득표율을 기록, 현 대통령인 이보 요시포비치 후보(49.46%)를 제치고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2주전 치러진 1차 선거에서는 요시포비치가 38.5%, 그라바르-키타로비치가 37.2%로 각각 1,2위에 올랐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그라바르-키타로비치는 해외 거주 크로아티아인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권을 쥐었다. 외무장관 출신인 그라바르-키라로비치는 주미대사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보 등을 역임했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의 승리 비결은 집권 중도좌파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크로아티아의 실업률은 20%로 유럽연합(EU) 가입국 중 최고 수준이다.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실권은 없으나 이번 선거가 올해 하반기 치러질 총선의 주요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AP통신은 중도우파 대통령의 집권을 기반으로 우파가 총선에서 정권을 탈환할 것이며 인접국 세르비아와의 갈등도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할 당시 세르비아와 전쟁을 치렀다. 요시포비치 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세르비아는 우리의 이웃이자 친구 국가”라며 유화정책을 펴왔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는 요시포비치가 세르비아에 지나치게 유화적이었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세르비아의 EU가입 신청은 크로아티아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도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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