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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오는 주말 싱가포르서 반관반미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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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오는 주말 싱가포르서 반관반미 접촉

입력
2015.01.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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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께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북ㆍ미간 ‘트랙 1.5’(반관반민) 접촉에 워싱턴 외교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북ㆍ미 양측이 표면적으로는 대화 용의를 표명해온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실제로 당국간 대화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11일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한미군사훈련과 북핵 실험 잠정 중단을 맞교환하는 방식의 지난 주말 북한 제안을 일축했으나, 대화 자체에는 열려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접촉에 참여하는 미국 측 인사들은 행정부로부터 지침을 받지는 않지만 사전ㆍ사후 보고 형태로 행정부와 ‘교감’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따라서 양측이 이번 접촉에서 간접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느냐에 따라 대화의 공간이 열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현재 워싱턴 분위기를 정밀하게 들여다보면 본격적 대화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양측이 대화의 ‘전제조건’을 놓고 뚜렷한 입장 차를 보이는 데서 확연히 드러난다.

북한은 대화 용의를 내비치면서 ‘조선반도 긴장완화’를 내세워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조건으로 핵실험을 ‘임시’ 중단하는 문제를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북미 간 대화는 비핵화가 목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석방 이후 등장했던 일시적 유화국면에서 후퇴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미국이 다시 경직된 태도로 돌아선 데에는 작년 말 불거진 소니 픽처스 해킹사건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북한 정부와 노동당을 직접 겨냥해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할 정도로 워싱턴의 기류가 ‘초강경’으로 바뀌었다.

특히 행정부보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의 분위기가 훨씬 강해 보인다. 작년 113대 회기에 ‘사장’됐던 대북제재 강화 입법을 다시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워싱턴 내에서는 북한의 이번 제안이 대북 대화론에 힘을 실어주면서 제재의 강도를 약화시키려는 전술적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그러나 소니 해킹 사건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지지해온 대화론자들의 입지는 크게 좁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국과 6자회담 재개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중국의 입장이 미국의 대북기조에 일정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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