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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놀라겠네, 차가 알아서 요리조리 쌩쌩

입력
2015.01.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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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7, 클라우드 컴퓨팅 통해

운전자 도움 없이 900km 자율 주행

완성차ㆍICT 만난 '커넥티드 카' 시장

삼성ㆍLGㆍ현대차도 본격 뛰어들어

스마트 기기 원격조정 기술력 선보여

A7 자율주행 콘셉트카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 도로를 달리고 있다.
A7 자율주행 콘셉트카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제한속도가 시속 70마일(약 112㎞)인 고속도로를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자동차가 달린다. 앞 차가 속도를 줄이면 같이 낮추고 앞에서 갑자기 멈추면 즉시 멈춘다. 때때로 옆 차로로 끼어들기를 한 뒤 가속해 앞차를 앞지르기도 한다.

아우디가 2015 CES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A7 자율주행 콘셉트카의 운전 상황이다. 이 차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을 출발해 이 같은 자율주행으로 베이커즈필드를 거쳐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까지 550마일 이상(약 900㎞)을 달렸다. 운전자가 타고 있었지만 운전대는 잡지 않았다. 차는 20개의 센서로 장애물을 인식하며 2일간 알아서 도로를 헤치고 아무런 사고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며 자율주행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CES 폐막일인 지난 9일 오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야외에 전시된 자율주행 콘셉트카의 외형은 표면에 새겨진 ‘Audi Piloted Driving’이란 문구를 제외하면 A7 일반모델과 다르지 않았다. 운전석도 마찬가지였지만 자율주행의 비밀은 복잡하게 설치된 각종 전자장비가 꽉 들어찬 뒷 트렁크에 있었다.

콘셉트카 룸미러 부근의 고해상도 3D카메라는 전방을 촬영하고, 전후방과 사이드 미러에 부착된 소형 카메라 4대도 주변 상황을 모니터한다. 앞뒤와 측면에 설치된 중거리 레이더는 차량 주위 360도를 감지한다. 이를 포함해 총 20개의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운전자보조제어장치(zFAS)가 클라우드컴퓨팅 기반 백엔드시스템으로 보내면 초당 80억건의 연산처리 속도로 분석된 데이터가 실시간 재전송돼 자율주행이 이뤄진다. 핵심 부품인 zFAS는 초기모델보다 크기가 많이 축소돼 현재는 태블릿PC 크기만하다. 2020년이면 더 작은 zFAS가 양산될 예정이다.

2009년 유타주 본빌 소금평야에서 아우디 엠블럼인 4개의 원을 그리며 자율주행에 성공한 ‘셀리’.
2009년 유타주 본빌 소금평야에서 아우디 엠블럼인 4개의 원을 그리며 자율주행에 성공한 ‘셀리’.

아우디는 2009년 가을 유타주 본빌(Bonneville) 소금평야에서 TTS 기반 콘셉트카 ‘셸리(Shelley)’ 자율주행에 성공한 이후 자율주행 기술에서 타사들을 앞서고 있다.

2013년 네바다주를 시작으로 미국 몇몇 주에서 최초로 자율주행 시험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여름에는 플로리다주 서부 탬파(Tampa) 외곽 고속도로에서 정부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독일 그랑프리자동차대회가 열리는 호켄하임경주장의 복잡한 트랙을 최고 시속 240㎞로 완주한 데 이어 이제 실제 도로 주행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아우디의 자율주행차는 완전한 무인자동차가 아니다. 복잡한 도심교통 상황 등에 부닥치면 운전자에게 운전대를 잡으라고 음성이나 디스플레이로 메시지를 보낸다. 이때 운전자가 만일 메시지를 무시하면 비상등을 켜고 스스로 멈춰서 안전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CES에서 차세대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공개하는 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콘셉트카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 실제 도로에서 주행 성능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아우디 미국연구소 엔지니어 카오시크 라구씨는 “사람은 바로 앞 차를 보지만 자율주행 기술은 더 앞의 차들까지 파악할 수 있어 사람이 운전할 때보다 더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미 플로리다주 고속도로에서 세계 최초 자율주행 공개 테스트를 한 ‘아우디 커넥트’.
지난해 여름 미 플로리다주 고속도로에서 세계 최초 자율주행 공개 테스트를 한 ‘아우디 커넥트’.

산업 간 벽을 깨는 스마트카

자율주행과 함께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미래 자동차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일명 커넥티드카(Connected car)다. 이번 CES에서도 글로벌 완성차와 ICT 업체들은 모터쇼를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커넥티드카 신기술을 쏟아냈다.

폭스바겐은 지난 5일 제스처 컨트롤이 가능한 골프 R 터치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기기를 만지지 않고 손짓으로만 음악 영상 내비게이션 등을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4G 인터넷망을 활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 ‘온스타 4G LTE’를 선보였고, 세계적인 ICT기업 퀄컴도 차량용 어플리케이션 ‘스냅드래곤 602’와 연동하는 스마트 콘셉트카를 소개했다.

이제 자동차와 ICT 업체 간 ‘합종연횡’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됐다. BMW는 CES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를 이용한 전기차 i3 무인주차 기능을 발표했다. 아우디의 ‘프롤로그 자율주행 쇼카’ 운전석에 자동차업계 최초로 적용된 터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도 삼성 제품이다. 아우디는 협력사 모바일 아이(Mobile Eye)가 제작한 3D카메라를 자율주행에 활용하고 있다.

LG전자도 최근 완성차 및 ICT 업체들의 안드로이드 기반 커넥티드카 개발연합(OAA)에 참여하는 등 본격적으로 스마트카 산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초 출범한 OAA에는 GM 혼다 아우디를 비롯해 현대ㆍ기아자동차도 참여하고 있다.

10월 독일 호켄하임 경주장을 최고 시속 240㎞로 주파한 ‘바비’.
10월 독일 호켄하임 경주장을 최고 시속 240㎞로 주파한 ‘바비’.

스마트카 분야 후발주자인 현대ㆍ기아차는 CES에서 스마트폰ㆍ스마트워치와 연동되는 블루링크 시스템을 공개했다. 스마트기기로 시동 걸기, 문 여닫기, 경적 울리기, 전조등 켜기 등 원격조정이 가능하다. 폭스바겐 제스처 시스템과 흡사한 ‘3차원 모션인식’, 앞 유리에 주행 및 안전정보를 표시해주는 증강현실 ‘헤드 업 디스플레이’ 등도 선보였다. 애플의 카플레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와 연결해 차로 스마트폰 기능을 사용하도록 한 ‘디스플레이 오디오’는 미국 유력 언론사들이 선정한 ‘CES 편집장의 선택상’을 받으며 녹록하지 않은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선재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멀티미디어설계실장은 “올해 CES에서는 외국 업체들이 과거처럼 기술을 과시하기보다 오히려 핵심적인 것은 숨기려 하고 있다”며 스마트카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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