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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마을에 '희망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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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마을에 '희망 무지개'

입력
2015.01.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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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대형 농장 조성으로 자립 주춧돌... 길 포장ㆍ공동우물까지

지난해 11월 29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LG-KOICA 희망 직업학교에서 학생들이 세탁기 수리 교육을 받고 있다. LG 제공
지난해 11월 29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LG-KOICA 희망 직업학교에서 학생들이 세탁기 수리 교육을 받고 있다. LG 제공

고지대에 위치해 하늘과 구름이 맞닿을 정도로 가깝게 보이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따라 1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LG가 에티오피아의 자립을 위해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는 ‘LG 희망마을’을 만날 수 있다.

LG 희망마을은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을 본보기 삼아 낙후지역을 소득창출이 가능한 자립형 농촌마을로 개발하는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이다. 단순 원조로 1회성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주민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에티오피아 오로미아주 센터파 지역에 위치한 LG 희망마을을 찾아가면 지난해 2월 완공된 5만㎡ 규모의 시범농장이 있다. 축구장 7개를 붙여놓은 것만큼 커다란 농장에 호박과 잘 익은 무와 방울토마토 등 에티오피아에서 보기 힘든 농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LG 관계자는 “해당 마을에선 채소를 심은 적이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감자가 자라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감자를 수확하면 하루 900비르(한화 약 4만5,000원)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생필품과 다른 식재료를 넉넉히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곳은 2년 전만해도 식수와 전기가 부족해 외부 지원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었다. 주민들은 마실 물을 찾기 위해 매일 1시간 이상 걸어 다녔다. 여기에 우기에는 진흙탕이 되고 건기에는 돌처럼 굳어버리는 토양과 심하게 부는 바람 때문에 농사를 짓지 못했다.

하지만 2013년 LG가 이곳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많은 것이 바뀌었다. 우선 2013년 하루 최대 40톤의 물을 생산할 수 있는 깊이 150m의 공동우물을 만든 후부터 주민들은 깨끗한 물을 편하게 마실 수 있게 됐다.

발이 빠졌던 진흙탕은 깨끗한 포장도로로 다시 건설돼 농사용 트럭이 지나 다닌다. 또 농장에 LG전자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매일 약 20Kw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 그 결과 마을 가구의 월 평균 소득도 올라갔다. 과거에 약 500비르(2만5,000원)에서 농장을 만든 후 800비르(4만원)정도로 60% 가량 증가했다.

LG가 운영하는 농축산전문대학 천안연암대 학생들도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이들은 6개월 단위로 이곳에 머물며 현지 기후와 토양에 적합한 농작물 재배법을 교육한다.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편 권다정(21ㆍ친환경원예과 2학년)씨는 “에티오피아의 기후와 풍토 등을 파악해 여기 맞는 토마토, 배추, 빨간 무 등 12가지 채소의 재배법을 가르쳤다”며 “특히 빨간 무는 현지인 입맛에 잘 맞아 많이 섭취하는 채소라서 주민 소득증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에티오피아인들의 주식 곡물인 테프의 생산량을 늘리는 법도 개발했다. 기존에는 테프 씨를 손으로 흩뿌려 생산성이 현저히 낮았는데, 봉사자들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페트병에 씨앗을 담아 1자로 촘촘히 뿌리는 줄 뿌리기 농사법을 개발해 생산성을 높였다.

LG는 농장 뿐 아니라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11월 29일 코이카(KOICA)와 함께 아디스아바바에서 ‘LG-코이카 희망 직업학교’ 개교식을 열고, 전자ㆍ전기 분야의 직업교육을 본격화했다. 이는 한국이 에티오피아에 지은 첫 번째 직업학교로, 산업 발전을 이끌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고 현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상 1층 규모에 실습실, 이론 교육실, 컴퓨터실을 비롯해 농구장, 식당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따라서 정보기술(IT)기기와 통신멀티미디어, 가전사무기기 수리 등 총 3개 반에서 최대 300여명이 교육 받을 수 있다.

LG는 학생 전원에게 3년에 걸친 교육 과정을 무료 제공한다. 여기 힘입어 75명을 선발하는 LG-코이카 희망 직업학교의 첫 입학생 모집 때 220여명이 몰려 약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학교 운영은 LG와 비정부기구 월드투게더가 전담한다.

코이카는 그간 여러 저개발국에서 쌓아온 직업훈련 경험를 활용해 직업교육 자문을 하고 있다. 특히 LG는 직업학교 학생들에게 양질의 실습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LG전자에서 만든 스마트폰, 가전, 컴퓨터 등을 지원한다.

앞으로 LG는 LG전자의 수리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해 수리 기술 특강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학생들이 3년 과정 수료 후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에티오피아의 전기ㆍ전자 관련 업체들과 취업 연계 산학협력을 진행할 방침이다. LG 관계자는 “에티오피아의 전기ㆍ전자 분야 산업이 발전하면서 직업 수요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이 학교가 양성한 전문 기술인력들이 관련 업계에 진출해 에티오피아 산업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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