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분석 결과… 주인 "몰랐다"
12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는 건물 1층 필로티 형태의 주차장에 세워둔 사륜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의정부서가 화재가 난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불은 이 아파트 1층 주차장 우편함 인근에 김모(55)씨가 세워둔 사륜 오토바이에서 발화했다.
김씨는 10일 오전 9시 13분 오토바이를 주차한 뒤 1분 30초가량 오토바이를 살피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토바이 의자 뒤편 배터리가 장착된 부근에서 불꽃이 보인 것은 그로부터 1분 10초 뒤인 오전 9시 15분 40초였다. 불은 5분여 만인 9시 22분 오토바이를 휘감았고 바로 옆 이륜 오토바이로 옮아 붙은 뒤 주차장 전체로 번졌다.
경찰에 이날 오전 9시 27분 첫 신고가 접수된 것을 감안하면, 11분이 지나도록 화재가 난 사실을 아무도 몰랐던 셈이다.
김씨는 “잘 빠지지 않는 키를 빼기 위해 잠깐 머물렀고 오토바이에서 불이 난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집에 있다가 화재 경보 등의 소리를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배터리 전기배선 과열이나 합선 등 김씨의 오토바이에 결함이 없었는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또 대봉그린아파트 등의 인허가 서류와 설계도면 등을 확보, 건축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의정부서에 70여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12일 오전 10시부터는 소방당국과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에 나선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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