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ㆍETRI 개발 플랫폼 내장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은은한 거실조명이 켜지고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이어 벽에 걸린 대형 스크린에 그 날 주요 뉴스가 방영된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는 멘트와 함께 따뜻한 커피 한잔도 권한다. 네모난 얼굴(태블릿 PC)를 하고 바퀴가 달린 원뿔 모양 로봇은 그렇게 주인의 피곤함을 풀어준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15’ 가전 전시회에서 국내 벤처기업이 내놓은 ‘퓨로 아이 홈’ 로봇 시연 장면을 연결시킨 것이다. 당장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로봇은 ‘CES 2015’의 이슈 메이커로 떠올랐고 영국 BBC와 미국 NBC 등 세계 주요 언론사들도 퓨로 아이 홈을 이번 전시회의 주요 볼거리로 보도했다.
이 홈 로봇은 기존 범용 태블릿 PC의 기본 기능과 음성 및 동작 인식용 센서를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으로 제어가 가능하게 설계된 것이다. 2009년 설립된 퓨처로봇이 수 년 동안 노력을 기울여 내놓은 야심작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한국형 로봇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한 퓨로웨어가 내장된 국내 최초 스마트 홈 로봇이다.
송세경 퓨처로봇 사장은 “우리나라의 앞선 IT인프라와 콘텐츠와 네트워크, 디지털 기기 기술력을 감안할 때 홈로봇은 유망한 신성장 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29억원의 매출을 올린 퓨처로봇은 직원 30여명의 소규모 업체지만 현재 20여개국에 스마트 홈 로봇을 수출하고 있을 만큼, 해외에서는 이미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이번 CES 2015 행사에서도 퓨로 아이 로봇을 보기 위해 중국 차이나모바일 및 미국 버라이존, 일본 NTT도코모 등 세계 주요 이동통신 업체 주요 경영진들이 퓨처로봇 부스를 방문했을 정도다. 퓨처로봇은 이번 CES 2015 행사에서 퓨로 아이 로봇 판매계약만 10억원을 넘기면서 올해 매출 목표인 1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퓨처로봇은 퓨로 아이 홈을 국내에서도 올해 5월부터 약 90만원대에 판매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스마트 홈 로봇은 단순하게 디지털 기기로 인식되는 시기는 지났다”며 “스마트 홈 로봇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매김해 글로벌 홈 로봇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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