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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한 10대 용의자 이틀 만에 무혐의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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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한 10대 용의자 이틀 만에 무혐의 석방

입력
2015.01.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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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다리 짚은 佛 경찰 체면 구겨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자수했다고 알려진 10대 용의자 무라드 하미드(19)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돼 석방됐다. 프랑스 수사ㆍ정보 당국이 헛다리를 짚어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AFP통신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무라드가 이번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구금 이틀만인 9일 경찰에서 석방됐다”고 10일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은 7일 샤를리 에브도 사건 발생 당일 사이드 쿠아치(34) 셰리프 쿠아치(32) 형제와 함께 무라드 하미드를 테러 용의자로 지목했다. 무라드는 범행을 주도한 쿠아치 형제가 이용한 차량의 운전자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아 왔으며, 이날 밤 11시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그의 학교 친구들 다수가 “(쿠아치 형제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 침입해 총격으로 언론인들을 살해한 시각인) 7일 오전에 무라드가 학교에 있는 것을 봤다”고 확인했다. 경찰이 지목한 것처럼 무라드가 범행에 쓰인 차를 운전했다면 현장에 있어야 하나 무라드는 학교에 있었다는 뜻이다. 한 친구는 “무라드는 사건 당시 나와 같이 철학 수업을 듣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무라드가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무라드 하미드는 죄가 없다(Mourad Hamyd Innocent)’는 내용의 메시지를 트위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무라드는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소식을 접한 후 밤 늦게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제 발로 경찰을 찾아갔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주요 외신들이 “용의자가 자수했다”고 보도해 결과적으로 오보를 양산한 셈이 됐다.

프랑스 수사ㆍ정보 당국도 엉뚱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해 체면을 구겼다. 따라서 당초 수사 당국이 애초에 밝힌 것처럼 샤를리 에브도 사건 용의자가 9일 사살된 쿠아치 형제 외에 운전자가 더 있는 건지, 있다면 누구인지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인질극을 벌였던 아메디 쿨리발리가 전날 샤를리 에브도 사건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라드는 누명을 벗었지만, 이미 전 세계에 테러 범죄자로 낙인 찍혀 상당한 정신적 후유증을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가족과 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경찰이 바로 잡아줘 다행”이라면서도 “부모님과 조용히 사는 평범한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끔찍하면서도 잘못된 사실을 SNS에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빨리 내 이름이 대중의 머리 속에서 잊혀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무라드가 왜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잘못 알려지게 된 건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셰리프 쿠아치가 내 누나와 결혼했지만, 파리에 사는 셰리프는 (우리 집을) 거의 방문하지 않을 정도로 관계가 가깝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7일 경찰에 구금됐던 셰리프 쿠아치의 아내인 무라드의 누나도 10일 석방됐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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