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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같이 자연 공부하는 '숲속의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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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같이 자연 공부하는 '숲속의 사랑방'

입력
2015.01.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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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폐가 리모델링한 '숲속애'

도봉구 주민들 대안교육 공간으로

생태 체험ㆍ마을 공방 등 운영

공동체 활성화 우수 사레로 꼽혀

지난 10일 오후 2시 서울 도봉구 방학3동 숲 속에 자리잡은 한 건물. 낮은 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흰색 단층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33㎡(10평) 남짓한 공간에 동네 초등학생들과 엄마들 30여명이 둘러앉아 새총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변변한 교재 하나 없이 나뭇가지, 돌 등 주변 숲을 산책하며 주워 온 재연재료만으로도 아이들과 부모들은 시종일관 들뜬 분위기 속에서 만들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숲속애’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주민 누구에게나 열린 동네 사랑방이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방치된 땅을 사고 폐가를 고쳐 지난 10월 개장했다. 이 곳에서는 매달 동네 주민들과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생태체험, 마을 공방 등 주민들이 기획해 참여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각종 생활쓰레기더미가 쌓이고, 인적이 뜸해 우범지역으로까지 꼽혔던 곳이었다. 그런 폐가를 생기 넘치는 마을 놀이터로 만든 것은 ‘숲속애’ 대표인 장영복(62)씨의 공이 컸다. 10년 동안 도봉구 쌍문동에서 살아온 장 대표는 방학에도 PC방과 학원을 전전하는 동네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이웃 몇 명과 함께 대안 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젊은 엄마들, 지역 작가들과 ‘그리고 만들며 놀자(그만놀자)’라는 이름의 소모임을 만들었다.

문제는 장소였다. 장 대표와 회원들은 아이들이 마음껏 놀고 엄마들이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눈에 띈 것이 숲 속에 10년 넘게 방치된 무허가 건물이었다. 장 대표는 “마음이 맞는 주민들 24명을 모아 출자금 1,000만원을 모금해 땅을 임차하고 직접 폐가를 리모델링 했다”면서 “매달 30만원의 임대료를 스스로 마련할 정도로 주민들의 애정이 남달라 하루가 다르게 제 모습을 갖춰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의 방치됐던 폐가가 주민들의 합심으로 리모델링을 통해 마을 공동체 거점공간이 된 서울 도봉구 방학3동의 '숲속애'건물. 이곳에서 주민들이 인근 숲에서 수집한 자연물을 활용해 장식품을 만들고 있다.
마을의 방치됐던 폐가가 주민들의 합심으로 리모델링을 통해 마을 공동체 거점공간이 된 서울 도봉구 방학3동의 '숲속애'건물. 이곳에서 주민들이 인근 숲에서 수집한 자연물을 활용해 장식품을 만들고 있다.

이후 ‘숲속애’를 중심으로 동네의 작은 모임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마을공동체의 거점이 됐다. ‘숲속애’ 공간지기인 지은림씨는 “엄마들뿐만 아니라 아이들, 노인들까지 지역 주민 모두가 참여하다 보니 세대간 소통도 활발하다”면서 “농사 경험이 있는 동네 어르신들이 아이들에게 텃밭 가꾸기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하고,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 남아 함께 밥을 해먹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숲속애’는 각종 수상으로 활동에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진행하는 혁신적 사고방식 연구대회인 ‘프로젝트 이노베이션’에서 혁신 사례 2위에 올랐고, 지난달에는 행정자치부 주최 지역공동체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관 주도가 아닌 주민 주도로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 공동체를 활성화 시킨 점을 높이 평가 받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을 합쳐 다양한 소통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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