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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제ㆍ숙취해소 음료... 여성전용 약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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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제ㆍ숙취해소 음료... 여성전용 약품 인기

입력
2015.01.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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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다른 호르몬 등 반영해

부작용 줄이고 미용효과까지

의료계 맞춤의학 흐름 발맞춰

고객 세분화 틈새시장 공략도

새해 들어 제약업계가 여심(女心) 잡기에 본격 나섰다. 남성 전유물로 여겨졌던 탈모 치료제나 숙취해소 음료 시장에서 여성 전용 제품이 기존 제품과 당당히 맞서고 있고, 진통제 시장에선 아예 여성 맞춤형 제품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남녀 차이를 의약품에 반영한 시도가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업계는 전한다.

탈모 하면 대개 남성들의 고민이라고 여기지만, 여성 환자도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9~13년 탈모증으로 진료 받은 남성의 연평균 증가율은 4.8%, 여성은 2.3%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중에 나와 있는 탈모 치료제(경구용)는 남성용이다. 호르몬에 작용하기 때문에 여성이 먹거나 피부로 흡수되면 호르몬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남성보다 더 많은 호르몬이 복잡하게 작용하는 여성의 몸은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미량의 성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여성용 바르는 탈모 치료제. 갈더마 코리아 제공
여성용 바르는 탈모 치료제. 갈더마 코리아 제공

여성 전용 탈모 치료제 엘크라넬은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구조를 가진 성분으로 이를 해결했다.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모발 성장은 촉진하도록 만든 것이다. 조소연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모발이 빠지는 속도를 늦추면서 바른 뒤 끈끈해지지 않아 여성에게 자주 처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엘크라넬 제조사 갈더마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여성 방송인을 모델로 내세워 여성의 탈모 고민을 공론화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여성용 숙취해소 음료. 동아제약 제공
여성용 숙취해소 음료. 동아제약 제공

음주 후에도 여성의 몸은 남성과 다른 작용이 일어난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에 따르면 몸무게가 같은 남녀가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여성은 남성에 비해 30% 이상을 혈액에서 더 흡수한다. 때문에 여성에게 술 1잔은 남성의 2잔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음주 후 여성은 간 말고도 췌장이나 유방, 피부 손상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피부 진피층의 탄력이 떨어져 피부가 거칠고 처져 보이며, 머릿결이 나빠진다.

지난해 동아제약이 여성용 숙취해소 음료 ‘모닝케어 레이디’를 내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숙취해소에 좋은 대두 발효 추출액과 울금 외에도 피부 탄력 향상과 보습 작용을 하는 콜라겐, 연잎 추출물, 히알루론산, 그린커피빈 추출물 등을 추가해 음주 후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다.

생리통 진통제. 광동제약 제공
생리통 진통제. 광동제약 제공

진통제 시장에선 10여 년 전부터 여성 전용 제품이 등장했다. 생리통 때문이다. 일반적인 통증과 달리 생리통에는 배가 빵빵해지거나 몸이 붓거나 자궁근육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따라올 수 있는데, 이를 기존 진통제만으로 해결하긴 어렵다. 그래서 진통 성분에 부종을 줄여주는 이뇨제 성분을 추가한 우먼스 타이레놀을 비롯해 약 10가지의 여성용 진통제가 출시됐다. 여기에 광동제약이 지난해 스피드퀸을 추가하면서 새롭게 도전장을 던졌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스피드퀸에는 근육 경련을 진정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어 복용하면 자궁 수축이 완화해 하복부 통증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가 이처럼 여성 전용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은 최근 성별, 연령별, 가족력별로 환자 개개인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내 치료 효과와 환자의 만족도를 모두 높이려는 의료계의 맞춤의학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와 점점 치열해지는 제약시장의 생존경쟁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별로 타깃 고객층을 세분화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제약사들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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