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인기가 청양의 해를 맞은 올해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대회인 ‘롤드컵(정식 명칭 2014 시즌 LoL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해 4만명 이상의 유료관중을 모으며 e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던 LoL이 지난주에는 2015 시즌 개막을 알리며 본격적인 스포츠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
지난 7일 저녁 서울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는 200명의 인파가 모여 들었다. LoL e스포츠 리그의 새 시즌인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이하 롤챔스 코리아)’의 개막을 보기 위해서다. 개막전으로 치러진 ‘SK텔레콤 T1(이하 SKT)’과 ‘나진 e-엠파이어(이하 나진)’의 경기는 최고 인기팀 간의 대결답게 흥미진진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3전 2선승제로 치러지는 첫 경기를 나진이 압승을 거두며 대회 첫 승리를 기록했고, 바로 이어진 두 경기를 반격에 성공한 SKT 가 연속으로 잡아내며 이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양팀은 매 경기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으며 현장을 찾은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본격적인 리그제로 진행되는 올해 LoL e스포츠 대회는 그 동안 여러 시즌을 치르며 경험을 쌓은 프로팀들이 보다 성숙한 실력을 선보이며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먼저 눈 여겨 볼 부분은 전통의 명문 나진과 SKT의 부활여부다. 나진은 LoL e스포츠 초창기부터 강팀으로 군림해 온 팀이지만, 작년 2014시즌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에서 중국의 ‘OMG’를 만나 3대 0으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SKT는 2013년 롤드컵 우승팀이지만, 역시 지난해 롤드컵에는 국내 강팀들에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시즌 두 팀은 각각 ‘와치’ 조재걸 선수와 ‘페이커’ 이상혁 선수 등 스타 플레이어를 잔류시키는데 성공하며 큰 전력 누수 없이 시즌을 맞아 우승 다툼을 벌일 가장 강력한 후보들로 기대된다. 전통의 강호들이 명가 재건에 성공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는 ‘CJ 엔투스(이하 CJ)’와 ‘KT롤스터(이하 KT)’ 등 최근 몇 시즌 동안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인기 팀들의 재도약 여부를 꼽을 수 있다. CJ는 2012년 롤드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며 세계무대에 한국을 알린 장본인이다. KT 또한 특유의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많은 팬을 보유한 인기팀이다. 하지만 두 팀들은 모두 최근 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었다. CJ는 준우승 이후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고, KT도 지난해 섬머 시즌 우승을 거뒀지만 단 한번도 롤드컵에 진출한 경력이 없다. 양팀은 이번 시즌을 와신상담의 각오로 맞이하고 있다. 정규 리그를 앞두고 펼쳐진 프리시즌에서 KT 공동 3위, CJ 5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신생 팀들의 깜짝 선전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지난해 12월 지스타 현장에서 치러진 ‘LoL 챔피언스 시드 선발전’을 통해 리그에 합류한 ‘GE 타이거즈’는 프리시즌에서 쟁쟁한 팀들을 누르고 공동 3위에 오르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원거리 공격수 보호, 시야 확보 등 서포터로서 모든 부분에 능한 ‘고릴라’ 강범현 선수를 중심으로 모든 포지션에서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된 프리시즌에서 주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는 데서 이들의 선전은 ‘반짝 흥행’이 아닐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올해부터 LoL의 진정한 스포츠화를 목표로 리그 진행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적용했다.
먼저, 정규 리그를 기존 연 3회로 나눠 대회를 여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 4개월씩 2번으로 나눠 진행되는 리그제로 변화시켰다. 이는 그간 팬들과 선수 및 팀을 비롯해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대회를 요구했던 팬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팀과 선수들은 출전 가능한 경기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팬들은 참여 팀들이 리그 기간 동안 다양한 전략적 시험을 함에 따라 만족도 높은 경기를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롤챔스 코리아 참가 팀 또한 현재 8팀에서 다음 시즌에는 10팀으로 늘어날 예정이라, 팬들의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매 시즌 상위 리그 하위 2팀과 하위 리그 상위 2팀이 서로 리그를 이동하는 ‘승강제’가 도입됐다. 또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에 대한 최저 연봉제 보장, 최소 1년의 계약기간 의무화 등 진정한 스포츠로의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스포츠 종목으로의 도약을 본격적으로 내세운 LoL의 인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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