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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손님 피신시키고 이메일로 상황 알리고... 이슬람계 시민 용기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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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손님 피신시키고 이메일로 상황 알리고... 이슬람계 시민 용기 빛났다

입력
2015.01.1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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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프랑스를 전율에 빠뜨렸던 테러와 인질극 과정에서 이슬람계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이 잇따라 화제가 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말리 출신의 이슬람교도인 라싸나 바실리(24)는 9일 파리 동부 뱅센의 유대인 식료품점 ‘하이퍼 코셔’에 무장한 아메디 쿨리발리가 들이닥치자 유대인 손님 15명 정도를 지하 냉장실로 안내했다. 전등도, 냉장실 전원도 끈 바실리는 소리 내지 말라고 말한 뒤 물품운반용 승강기를 타고 몰래 밖으로 빠져 나왔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건물을 포위하고 있던 경찰은 바실리를 테러 공범으로 여기고 수갑을 채우고는 한 시간 반을 붙잡아뒀다. 테러 혐의자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돼 풀려난 뒤 바실리는 경찰에 건물의 구조와 손님들이 숨은 곳의 위치를 알려줘 진압작전에 큰 도움을 줬다. 진압작전 뒤 풀려난 손님들은 바실리의 손을 잡으며 생명의 은인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고 소식이 알려진 뒤 온라인등에서는 “영웅”이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앞서 7일에는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때에도 그 주변을 순찰하다 테러범인 쿠아치 형제와 맞닥뜨려 그들의 총에 맞아 숨진 경찰 아메드 메라베트(42)가 화제가 됐다. 아메드가 튀니지계 이슬람교도였기 때문이다.

테러범들은 총에 맞아 쓰러져 두 손을 들고 항복하는 자세로 있던 아메드에게 다가가 “우리를 죽이고 싶냐”고 물었고 “아냐, 친구”라고 말하는 아메드의 머리를 정조준해 쏴 죽였다. 이 모습을 그대로 찍은 영상을 온라인에서 본 사람들은 아메드를 “자신의 종교를 모욕하는 언론사를 지키다 숨졌다”며 추모했다.

쿠아치 형제의 9일 인질극 동안에도 테러범과 마주해 용기와 기지를 발휘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도주 중 경찰에 발견돼 총격전까지 벌이다 오전 9시 반쯤 파리 드골국제공항에서 북동쪽으로 10㎞ 남짓 떨어진 담마르탱 인쇄공장에 숨어들었다. 공장 직원들은 급히 밖으로 대피했지만 사장 미셸 카탈라노는 1층에, 디자이너 리리안 리베리(27)는 3층에 남았다. 카탈라노는 다행히 얼마 뒤 풀려났지만 리베리는 싱크대 아래 계속 숨어 있었다.

리베리는 거기서 휴대폰 이메일을 이용해 경찰에게 3시간 동안 공장 내 상황을 계속 알렸고 오후 5시쯤 개시한 진압작전에 큰 도움을 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먼저 풀려난 카탈라노 사장은 “(테러범)형제에게 커피를 끓여줬다”면서 “그들은 침착했고 나를 해칠 것이라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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