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필리핀 방문을 앞두고 마닐라에서 9일 열린 한 가톨릭 행사에 550만명 가량이 몰리면서 2명이 숨지고 약 1,000명이 부상했다.
필리핀 일간지 마닐라타임스와 AP통신 등은 필리핀적십자를 인용해 약 550만명이 목조 예수 성상 ‘블랙 나자렌’을 따라 마닐라 구시가지를 가로질러 행진하는 행사에 참여했다가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마닐라시 당국은 예수 성상에 더 가까이 가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심장마비 등을 일으킨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적십자는 1,000명 정도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블랙 나자렌 성상은 스페인 가톨릭 선교사들이 1606년 멕시코에서 들여올 당시 운반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모습을 유지해 필리핀인들 사이에서 기적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AP통신은 일부 행사 참가자들이 성상이 건강과 부를 가져다 준다고 믿어 성상 운반 자원봉사자들에게 수건을 건네 성상을 문지르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당국은 이번 행사를 15~19일 필리핀을 방문하는 교황이 집전할 미사의 예행연습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교황 집전 미사에 최대 600만명이 몰릴 것으로 보고 군ㆍ경 약 4만명을 동원할 예정이다.
필리핀 당국은 최근 캐나다와 호주, 프랑스에서 잇따라 이슬람 테러가 발생한 점을 고려, 교황이 방문할 지역 전체의 총기 소지와 반입을 전면 금지하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조치로 마닐라성당과 산토 토마스대학, 대통령궁 등에서는 군과 경찰 등도 총기를 소지할 수 없게 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