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아베 총리가 올해 발표할 종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이라는 표현이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해 파장이 예상된다.
스가 장관은 9일 BS후지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아베 담화에 들어갈 내용과 관련해 “전후(戰後)의 사죄를 포함해 전체로서 계승할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담화에 ‘식민지 지배와 침략’ ‘반성’이라는 말이 남아 있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같은 것이라면 새로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아베 담화에 무라야마 담화 등 과거 역사인식의 정신을 계승할 수는 있지만,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인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인정 및 사죄’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거나 다른 표현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아베 총리는 과거 무라야마 담화가 발표된 1995년 당시 자민당 강경파 의원들로 구성된 ‘전후 50주년 국회의원연맹’의 사무국장 대리였다. 담화 발표 직전 중의원이 ‘식민지 지배와 침략적 행위에 대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담은 전후 50주년 결의안을 발표했을 때 반대했고, 국회 결의에도 불참했다.
총리 취임 후 아베 총리는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2013년 4월23일 참의원 예산위)는 발언을 하고, 태평양 전쟁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2013년 12월26일)했으며 이 전범들을 기리는 제례에 자민당 대표 명의로 추모 메시지까지 보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종전기념일(8월 15일) 추도사에서 무라야마 정권 이후 역대 일본 총리들이 추도사에 포함했던 ‘아시아국들에 대한 가해와 반성’과 ‘부전(不戰) 맹세’를 빼버렸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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