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佛 연쇄 인질극 2명 사망, 인질범 3명 사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佛 연쇄 인질극 2명 사망, 인질범 3명 사살

입력
2015.01.09 18:17
0 0

4명 이상 억류… 경찰과 총격전도

프랑스 대 테러 경찰 대원들이 9일 파리 동북부 담마르탱에서 벌어지는 인질극 현장에 긴급하게 달려가고 있다. 담마르탱=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대 테러 경찰 대원들이 9일 파리 동북부 담마르탱에서 벌어지는 인질극 현장에 긴급하게 달려가고 있다. 담마르탱=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9일 이틀째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인질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는 등 프랑스가 테러공포에 휩싸였다. 경찰은 도주 중이던 언론사 테러범 2명과, 이들의 도주 지원을 위해 인질극을 벌인 괴한 1명과 대치하다 전격 진압작전을 벌여 3명을 모두 사살했다. 전날 발생한 언론사 테러로 희생된 12명과 테러범을 포함, 이번 테러로 숨진 이는 모두 17명으로 늘어났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50년 만의 최악의 테러”로 규정하고 “프랑스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이날 파리 동부 포르트 드 뱅센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무장괴한 1명이 인질극을 벌이던 중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괴한이 인질극을 벌이는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해 사망자와 1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파리 경찰은 이 괴한이 전날 파리 남부 몽루즈에서 자동소총을 난사해 여성 경찰관 1명을 살해한 범인과 동일인 것으로 보고 경찰관 총격 사건 남녀 용의자 2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남성 용의자는 아메디 쿨리발리(32), 공범 여성은 하야트 부메딘(26)으로 밝혀졌다. 인질극이 유대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장소에서 발생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반(反)서구를 넘어 반유대로 테러 목표를 넓히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파리 샤를 드골공항 부근에서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용의자들이 인질 1명을 붙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사이드 쿠아치(34)와 셰리프 쿠아치(32) 형제가 샤를 드골공항에서 12㎞ 떨어진 담마르탱으로 달아났고 인쇄공장에서 경찰과 대치했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들은 앞서 담마르탱 주변 마을에서 한 여성의 승용차를 훔쳤으며 피해 여성은 승용차를 훔친 이들이 파리 테러 용의자로 보인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이들을 뒤쫓는 과정에서 총성도 들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들은 담마르탱 산업지구 인쇄공장에서 포위됐고 경찰은 용의자들의 투항을 설득하기 위해 협상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들은“순교자로서 죽기를 원한다”며 거부했다. 동시다발 인질극은 사건 발생 8시간 만에 저격병을 이용한 프랑스 경찰의 진압 작전으로 인질범 3명 사살로 종료됐다.

인질범들이 ‘파리 제19구네트워크’라는 자생적인 테러조직 출신으로 드러나 인질극의 연계성이 뚜렸해졌다. 실제 쿨리발리는 “경찰이 쿠아치 형제를 무력으로 진압해 사살하거나 체포할 경우 자신이 잡은 인질들을 죽이겠다”며 “대치를 풀어주면 인질을 풀어주겠다”고 요구했다.

테러ㆍ극단주의 정보기구와 외신을 종합하면 샤를르 에브도 테러범이자 담마르탱에서 인질극을 벌인 셰리프 쿠아치와 파리 식료품점에서 인질을 잡고 대치한 쿨리발리는 2000년대 중반 이 조직에 가담했다. 7일 샤를르 에브도 테러에 이은 8일 쿨리발리가 저지른 경찰관 총격사건 뒤 9일 이들의 연쇄 인질극의 공통분모가 이 조직인 셈이다. ‘테러-도주-인질극’으로 이어진 정교한 수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프랑스를 겨냥한 구조적 테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파리제19구네트워크는 다인종, 노동자 계층이 주로 사는 곳으로 프랑스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무슬림 이민자가 많다. 2000년대 중반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 수장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2006년 미군 공습으로 사망)와 연계해 알카에다에 가입하려는 프랑스 국적자를 모아 몰래 이라크나 시리아로 보내는 역할을 했다. 이 조직과 선이 닿은 AQI는 이슬람국가(IS)의 모체이기도 하다.

인질범이 사살됐지만 파리 시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뉴욕타임스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용의자들이 드골공항 인근에 은신해 공항에도 공포감이 밀어닥쳤다”고 묘사했다. 용의자 추적을 위해 열감지 센서를 장착한 헬기 3대가 공항 주변을 저공 비행하면서 여객기들이 공항 주변을 계속 비행하면서 착륙이 지연됐다. 항공당국은 드골공항 북쪽 활주로 2개를 일시 폐쇄했다. 인질극 장소 2곳 주변에서는 수시로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다. 프랑스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수십 년 이래 최고조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무슬림 민병대 모집책을 했다는 세리프에 이어 형 사이드의 과거 경력도 드러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보당국은 사이드가 2011년 예멘으로 건너가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것 같아 수년 간 그를 감시해 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이드는 예멘에 머물 당시 AQAP 핵심인물인 안와르 알아울라끼를 만나기도 했다고 예멘 정보당국 소식통이 전했다. 안와르 아울라끼는 2011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살됐다.

또 쿠아치 형제는 테러 직전까지를 포함해 최근 몇 개월 동안 프랑스 대테러 당국의 주요 감시대상에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