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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대선, 부패 비난 받은 현정권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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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대선, 부패 비난 받은 현정권 패배

입력
2015.01.0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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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대선에서 9일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 후보가 당선돼 10년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가운데,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권 지도자들과 회동을 마친 시리세나가 수도 콜롬보의 야당 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리랑카 대선에서 9일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 후보가 당선돼 10년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가운데,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권 지도자들과 회동을 마친 시리세나가 수도 콜롬보의 야당 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8일 치러진 스리랑카 대통령 선거에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63) 전 보건장관이 승리해 마힌다 라자팍사(69) 현 스리랑카 대통령의 3선 도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외신에 따르면 중간 개표 결과 시리세나 후보의 득표율이 52.49%로 이미 과반을 넘어섰다. 10년 집권한 라자팍스 대통령은 46.21%에 머물렀고, 측근도 “표차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당초 재집권이 무난할 것으로 점쳐졌던 라자팍사의 패배는 정부의 권위주의와 부정부패에 대한 유권자을의 불만과 타밀족의 압도적 야당 지지가 원인인 것으로 AFP통신은 해석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스리랑카 북동부 지역 최대 소수종족인 타밀족의 투표율이 유독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타밀족은 약 30년간 지속된 정부군과 내전 과정에서 4만명을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 정권에 반감이 크다. 스리랑카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싱할리족이자 불교도인 라자팍사 대통령은 이 내전을 승리로 이끌고 경제성장을 이룬 공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스리랑카는 라자팍사 대통령 집권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전략에 적극 협조하는 대가로 중국의 파격적인 경제 지원을 발판 삼아 매년 7%씩 성장해 왔다. 하지만 야권에선 경제성장의 과실이 서민층에게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범야권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시리세나 전 장관은 13년간 여당인 스리랑카자유당(SLFP)의 사무총장을 지낸 ‘여당의 2인자’ 이력을 갖고 있다. 라자팍사 대통령을 10년간 보좌했던 시리세나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라자팍사의 대선 출마 발표 다음날 깜짝 출마 선언을 했다. 제1야당인 통일국민당(UNP)도 당시 그를 범야권 대선후보로 지지하겠다며 고 힘을 실어줬다.

시리세나는 “스리랑카 경제와 사회 전체가 라자팍사 가족에 좌우되고 있다”며 라자팍사 대통령의 측근 인사와 부정부패를 비판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의 형 차말 라자팍사(73)는 국회의장, 동생 고타바야(66)는 대통령 겸임 국방부 장관 밑의 국방부 차관, 또 다른 동생 바실은 경제부 장관을 맡아 대통령 가족이 스리랑카 정치를 장악해 왔다. 시리세나는 100일 내에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고 선거 제도를 개혁하며 언론 자유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스리랑카에는 13~15일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이 예정돼 있다. 스리랑카는 불교도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가톨릭 신자도 2,000만 인구의 약 6%를 차지한다. 낙선한 라자팍사 진영은 대선 기간 가톨릭 신자 밀집 지역에서 대통령과 교황이 만나는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선전용으로 게재해 교황청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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