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金 초청에 수세 몰린 中
김정일 추모식에 고위급 참석 등 관계 개선 메시지 보내는 듯
김정은 올해 방중 가능성까지 나와, 외교가선 "核 달라진 것 없어" 조심
3년여 가까이 악화해 온 북중 관계가 올해는 다소 개선되는 것 아니냔 관측이 중국 학계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올해 방중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친다. 그러나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실질적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게 외교가의 지적이다.
북중 관계 개선 기대감은 중국이 지난 8일 김 제1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축전을 보낸 사실이 확인되며 커지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 제1위원장의 생일과 관련된 질문에 “중국은 이미 북한에 생일 축하의 뜻을 표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북한 인민들이 김 제1위원장의 영도 아래 국가경제사회 발전에서 새로운 성과를 계속해서 얻길 바란다”며 “새해를 맞아 중국은 ‘전통계승 미래지향 선린우호 협조강화’의 방침에 따라 북중 관계를 전향적으로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은 김 제1위원장의 생일에 축전을 보냈는지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엔 중국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云山)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직접 주중북한대사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바 있다. 이러한 중국의 잇따른 행보는 사실상 북한에 관계 개선 의지를 내 비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최근 김 제1위원장의 방문을 공식 초청한 뒤 중국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시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중국보다 러시아를 먼저 방문할 경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체면이 떨어질 것을 중국은 우려할 수 밖에 없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간 정상회담 3각 게임이 시작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일부 학자들은 중국이 전략적 가치가 높은 북한을 마냥 방치할 수도 없는 만큼 양국이 올해는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김 제1위원장의 방중까지 타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한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러나 아직 중국의 구체적 변화는 감지되는 것이 전혀 없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중 관계가 악화한 원인인 핵 문제에서 달라진 것이 없지 않느냐”며 “러시아의 초청으로 변수가 생긴 건 맞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갑자기 그 동안의 태도를 바꿔 먼저 북한에 손을 내밀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또 “북한도 아직 북중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적극적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결국 매듭은 북한이 풀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국이 김 제1위원장의 생일에 축전을 보낸 것에 대해서도 외교가에서는 “양국 지도자 생일에 서로 축전을 보내는 건 관례”라며 “공식 확인되지 않았을 뿐 지난해도 보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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