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의혹 아들 과학원 분원장 사임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큰 아들 장몐헝(江綿恒ㆍ64ㆍ사진) 상하이(上海) 과학기술대 총장이 그 동안 겸임해온 중국과학원 상하이분원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연령 때문이라는 게 공식 설명이나 그 동안 부패 의혹이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반(反)부패 사정 칼날이 장 전 주석까지 겨누는 것 아니냔 관측도 나온다.
중국과학원 상하이분원은 지난 6일 영도간부조정대회를 열고 장 전 원장의 후임으로 주즈위안(朱志遠) 신임 원장을 선임했다고 인민망(人民網) 등이 9일 전했다. 대회에는 장 전 원장을 비롯 80여명이 참석했다. 잔원룽(詹文龍) 중국과학원 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장 전 원장이 연령상 이유로 더 이상 중국과학원 상하이분원장 업무를 지속할 수 없게 됐다”며 “장 전 원장은 ‘창조혁신 2020’등 그 동안 탁월한 성과를 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전 부원장은 그 동안 사모펀드와 정보기술(IT) 기업 등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은 데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아들인 저우빈(周濱)과 석유사업 등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게 중화권 매체의 보도다. 그의 아들 장즈청(江志成ㆍ28)도 집안 배경 등을 바탕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장 전 주석은 지난 1일 하이난(海南)성의 둥산(東山)에서 큰 아들인 장 전 부원장 등 자녀, 손자들과 함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선 장 전 주석이 큰 아들이 물러나게 될 것을 미리 알고, 사실상 시 주석에게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내 가족을 건드리지 말라’는 무언의 시위를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9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당 내에서 패거리나 무리를 지은 뒤 작당을 해 사리사욕을 도모하고 조직이나 파벌을 만드는 것(結黨營私 拉幇結派)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 전 주석은 당 내 3대 정파 중 하나인 상하이방(上海幇)의 좌장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4일 부패와 관련된 3대 파벌로 비서방(秘書幇·고위간부 비서출신 정치 세력) 석유방(石油幇·석유기업 출신 세력) 산시방(山西幇·산시성 출신 세력) 등을 꼽았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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